지난 4월 27일 광주지방법원서 열린 공개재판에 출석하는 전두환 전 대통령.

1980년 5월 헬기사격이 핵심 .. 오월단체·정치권 "엄중처벌" 촉구

[프레스존]1980년 5·18 당시 헬기 사격을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89) 전 대통령에 대한 선고가 30일 광주지법에서 열린다.

앞서 진행된 '전두환 회고록' 손해배상청구 민사소송에서는 헬기사격을 부인한 것이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인정해 아본 형사소송에서는 어떤 결론이 내려질지 관심이 증폭하고 있다.

이 소송과 관련해 검찰은 지난 10월 구형에서 고 조비오 신부를 명예훼손한 사실이 인정된다면 징역 1년6개월을 내려 고령을 아유로 집행유예 등 실형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

29일 광주지방법원에 따르면, 형사8단독 김정훈 판사의 심리로 전씨의 사자명예훼손 혐의 재판 선고공판이 30일 오후 2시 광주법원 법정동 201호 법정에서 진행된다.

이번 재판에서는 코로나19로 사회적거리두기 1.5단계가 실시되는 만큼 법정 참관인 수를 제한해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한편, 선고재판 생중계를 불허함에 따라 취재 및 시위 인파로 법정 안팎에서 혼란이 예상된다.

코로나19로 법정에서도 사회적거리두기 1.5단계에 따라 방청석을 제한하고 있다. 법원은 선고재판 방송생중계도 제한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이날 선고공판정에 출석한다. 전씨는 올 4월 27일 공개재판에 참석해 5.18 피해자에 대한 사과는커녕 헬기사격 등을 부인해 사회적 비난을 받았다.

약 2년 6개월 동안 진행해 온 이번 재판의 쟁점은 1980년 5월 당시 헬기사격이 있었는지 유무로, 40년 만에 헬기사격이 인정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5월 단체와 조비오 신부의 조카인 조영대 신부 등이 전씨와 '전두환 회고록'을 출판한 아들 전재국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은 1심 판결 후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민사 1심 재판부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1심 재판부는 전 씨 등이 5월 3단체와 5·18기념재단에 각각 1500만원씩, 조영대 신부에게 1000만원 등 총 7000만원을 배상하라고 선고했다.

또한 2017년 4월 전씨가 펴낸 회고록에 대해서도 총 69개 표현을 삭제하지 않고는 출판과 배포 등을 금지했다.

민사 1심 재판부는 전씨가 회고록에서 주장한 '북한군이 개입한 반란이자 폭동이다', '헬기사격이 없었다', '광주시민을 향해 총을 겨누지 않았다', '전두환이 5·18사태의 발단부터 종결까지의 과정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 등 23개 쟁점에 대한 객관적이고 타당한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특히 5·18 당시 헬기사격과 관련해 '계엄군의 진압 활동을 고의적으로 왜곡하려는 사람들의 악의적인 주장'이라고 하거나 헬기사격을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해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 등으로 표현한 것은 조비오 신부와 조영대 신부 등의 명예를 훼손한 것이라고 적시했다.

전일빌딩 총탄 흔적에 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안감정서와 헬기사격을 실제로 본 다수의 목격자들 진술, 전교사가 작성한 전투상보, 국방부 특별조사위원회 조사 결과 등이 선고 이유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공적인 존재의 공적인 관심사에 관한 문제의 제기가 널리 허용돼야 한다고 하더라도 구체적인 정황의 뒷받침도 없이 악의적으로 모함하는 일이 허용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는 점도 고려됐다.

재판부는 이어 "전씨가 회고록에서 서술한 조비오 신부에 대한 평가는 조 신부의 사회적 평가와 아울러 유족인 조영대 신부의 사회적 평가 내지 고인에 대한 명예를 훼손했다고 보기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2017년 4월 펴낸 전두환 회고록 -혼돈의 시대

광주지역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 같은 민사소송 결과가 형사소송에도 직접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고 조비오 신부의 조카인 조영대 신부가 지난해 4월 전씨가 회고록에서 조비오 신부를 '거짓말쟁이', '사탄' 등으로 표현해 사자(死者)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고소장을 제출한 내용과 민사재판에서 명예훼손이 인정된 헬기사격의 내용이 거의 같은 까닭에서다.

한편, 전씨 선고 공판을 앞두고 이용섭 광주시장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 등 정치권과 지방의회, 오�섦報� 중심으로 전씨를 엄정하게 처벌하라고 촉구하는 성명이 잇따랐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지난 26일 전두환씨 재판에 앞서 사법부에 역사적 단죄를 위한 현명한 판결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전씨 재판과 관련해 26일 성명을 내고 전두환에 대한 현명한 판결로 5·18을 왜곡하고 폄훼하는 세력들이 두 번 다시 준동하지 못하도록 하는 본보기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최초 발포 명령자와 행방불명자 숫자, 암매장지 등 5.18의 모든 진실이 밝혀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오월어머니회도 27일 "반성과 사죄 없는 역사 왜곡 엄벌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오월어머니들은 검은색 마스크와 옷을 맞춰 입고 전두환의 사형선고를 통해 엄벌을 바라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명자 오월어머니집 관장은 "전두환은 재판이 진행되는 2년6개월 동안 18차례 공판 중 고작 2번 참석한 것이 다였다"며 "우리는 자식과 남편을 잃고 한순간도 편하게 살아본 적 없는데, 전두환은 한 끼에 20만원 넘는 밥을 먹으며 골프를 치고 치매라고 하니 땅을 치고 통곡할 일이다"고 분통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