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과 26일 장흥 회진 앞바다 수산자원보호구역 안에서 새조개 채취에 나선 잠수기 어선

25~26일 불법채취, 3억6천만원대 "부당이득" 제기
어선들 바지락 도구 사용 .. 해수부에 유권해석 의뢰도
장흥군 26일 오전 잠수기 어선 22척만 허가증 발급

[프레스존]‘바다의 로또’라는 새조개 채취를 위해 장흥 회진 앞바다 신상지선 해상 119ha에 지정된 수산자원보호구역 관리가 엉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지난 25일과 26일 이른 아침 몇 시간 동안 잠수기 어선 수십여 척이 허가증을 받지도 않은 채 불법으로 버젓이 이 일대에서 새조개 채취를 감행해 물의를 빚고 있다.

본지에 제보한 어민에 따르면 "26일 하루에만 잠수기 어선 25척 이상이 채취한 새조개는 50kg들이 250가구에 달한다"고 전했다.

새조개 1가구 값이 60만원~70만원에 거래된다고 보면 26일 하루 부당이득을 올린 돈은 1억8천만 원이 넘을 것 같다고 추산했다.

이에 앞서 지난 25일 하루 채취한 새조개를 같은 수준으로 적용해 추산하면 얼추 3억6천만원대에 달할 것이라고 이 어민은 내다봤다.

지난 25일 오후 1시 무렵 신상지선에서 노력도항으로 입항한 잠수기 어선들이 새조개를 판매하기 위해 트럭에 옮겨 싣고 있다.

법이 규정하고 있는 잠수기어업 장비 겨냥도

이렇게 불법어업이 방치되자, 또 다른 어민은 완도해경과 장흥군, 전남도 관련부서에 진정이나 민원을 제기하고 불법조업 단속을 하지 않은 데 강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잠수기어선의 경우 법에서 허용한 도구를 사용해서 새조개를 채취해야 함에도 불구, 이를 지키지 않고 불법을 저질렀다는 민원이 해양수산부에까지 제기되기도 했다.

이 민원의 핵심은 보호구역 아래에서 바지락을 캘 때 사용하는 어구 장비와 새조개를 캐는 장비는 달라야 한다는 지적이었으나 해수부 관계자는 위법이라고 볼 수 없다는 해석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한 선주는 “불법인지 여부는 모르겠으나 바지락 채취 장비를 설치하는 데 1,800만원~2,000만원이 들어가며, 이를 떼려면 통상 이틀 이상 걸리는 작업이다”고 확인했다.

이틀 동안 잠수기 어선의 새조개 채취 현장을 지켜본 한 나잠업자는 “장흥군이든 해경이든 이 구역이 분쟁수역으로 형사사건으로까지 비화하고 새조개 채취를 둘러싼 잡음이 잇따르는 데도 왜 불법채취를 방치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특히 “공유수면에서 보호수면으로 지정하면서 최근 해녀들의 생존권마저 빼앗다시피 한 현실을 고려하면 군에선 더더욱 엄정한 관리가 필요할 텐데 애써 이를 방기하다시피한 배경이 뭔지 의심스럽다”고 볼 멘 소리를 냈다.

장흥 회진 앞바다 새조개 채취권 분쟁을 조정한 전라남도는 지난 8일부터 오는 5월 31일까지 이 일대에서 새조개를 채취할 수 있도록 수산자원 보호구역을 지정 승인했다.

이에 따라 장흥군은 잠수기조합, 해당 어촌계 중심으로 수산자원관리위원회를 구성해 협의를 거친 후 구체적인 새조개 채취 승인 조건을 정해 공고에 들어갔다.

여수 잠수기 수협측이 보유한 어선 25척과 양식장형망어선 2척에 한해 552톤의 새조개를 채취할 수 있도록 범위, 채취량 등을 제한한 게 핵심이었다.

지난 25일 장흥 회진 앞바다 신상지선에서 새조개 채취 작업에 나선 잠수기 어선들

전남도 지정 승인이후 구체적인 잠수기 어선을 특정하지 않은 채 잠수기측과 어촌계에 맡겨뒀을 뿐 불법어업에 대해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런 와중에 잠수기 어선들은 보호수역 안에서 40여 척이 현장에서 이틀 동안 새조개 채취를 하는 강수를 둘 수 있었다.

이런 논란에 장흥군은 26일 오전 잠수기 어선 22척을 A조와 B조로 나눠 새조개를 채취할 수 있도록 허가증을 발급했다고 밝혔다.

당초 협의한 25척에서 3척이 줄어든 어선으로 새조개를 채취하겠다는 내용으로 허가했다는 것이다.

실무부서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27일부터는 정상적으로 새조개 채취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안다”며 " 관리부서에서 법에 따라 새조개 채취 작업이 제대로 진행되는 지 감독을 철저히 하겠다"고 답변했다.

이 곳에서 채취한 새조개에 대해서는 곧 바로 여수 잠수기 수협에 직접 위판해야 할 뿐 아니라 중간에 다른 곳으로 판매하지 못하게 조건이 붙어 나중에 생산량과 판매고, 이익금이 정확하게 계산될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그는 이와 함께 “채취 어선 허가 과정에서 돌연 3척이 줄어든 이유를 조합 측에 물었지만 그냥 그렇게 하기로 결정했다는 답만 돌아왔을 뿐이어서 현재로선 그 배경이나 동기를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