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존과 인터뷰 중인 유성수 전라남도의회 교육위원장

네 아이 아버지, 자녀 넷 장성고 동문 ... “이채로운 캐릭터”
유성수 교육위원장, “지방자치는 소통과 협치가 가장 중요”
‘교육이 살아야 전남이 산다’는 신념으로 의정활동 전념 중
향후 역할 "지역경제 활성화·소외계층 복지증진 위해 기여"

[프레스존]다들 지역이 위기라고들 한다. 갈수록 출산율이 줄고 가파르게 초고령화 사회로 치달으며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는 데 따른 진단이다.

작은 마을이 머지않아 소멸의 길을 간다는 암울한 이야기마저 들린다. 물론 전남 만의 위기는 아니다. 전국적인 현상이다.

그리 오래지 않아 구체화할 미래상이라 안타깝다. 전문가들은 2050년에 이르러 인구가 3천만 명 대로 줄어들지 모른다고 예측하기도 한다.

과연 인구가 이렇게 줄면 어떻게 될까, 지역이 이렇게 초고령화 사회로 가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도 살기 팍팍한데 그쯤 가면 더욱 힘들어지는 건 아닌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이러한 지역 위기 앞에 집단지성의 지혜와 치밀한 대응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문제에 심각성을 느끼고 있는 장성의 한 지역 정치인이 눈에 띈다. 현재 전라남도의회 의원으로 교육위원장 역할에 분주한 유성수라는 인물이다.

“지방자치 활동에서 소통과 협치가 가장 중요하다”고 밝힌 유성수 위원장을 장성에서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비록 장성이 고향이 아니지만 가장 장성 사람다운 젊은 정치인으로 자주 입에 오르내린다. 20대 후반까지는 전북 익산에서 나고 자랐다.

그러나 약사 면허를 따고 광주 인근에서 선배와 활동하던 중 인생이 달라졌다. 철도가 발달해 교통 여건이 좋고, 산수가 수려한 장성의 매력에 반해 이내 정착하고 만다.

30대 초반, 첫 아이가 여섯 살 무렵 장성에 약국을 내고 뿌리를 내렸다. 그 이후 둘째, 셋째, 넷째 아이까지 모두 장성고 동문으로 인연이 맺어졌다.

네 아이의 아버지, 2남2녀의 자녀들이 한 학교 동문인 경우가 어디 있을까 싶기도 하다. 장성에서 활동한 세월이 고향 익산에서 공부한 세월을 훨씬 앞서니 한편으론 그럴 만도 하리라 여겨진다.

유성수 위원장은 지역 정치에 임하는 소신과 철학, 비전이 뚜렷하다. 앞날을 준비하는 꿈도 있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도전 정신 또한 굳세다.

이제는 삶의 터전이요 고향이 돼버린 장성에서 22년 여 세월을 살며 어느새 지역전문가가 다 됐다. 지역의 미래를 걱정하며 변화를 꾀하려는 청년들, 소상공인들과 부대끼며 장성이 안고 있는 문제를 살피며 살아왔다.

그런 까닭에 그의 말과 태도에서 이를 해결하려는 진지함과 성실함이 물씬 묻어난다. 그리 쉽지만은 않을 지역 발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틈틈이 공부하는 학습의욕도 돋보인다.

장성의 한 커피숍에서 프레스존과 인터뷰 하는 유성수 교육위원장(오른쪽)

Q. 지방자치에 입문하게 된 동기는?

A. 저는 장성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은 아닙니다. 그러나 약사 면허를 발급받고 선배와 함께 광주와 인근 지역에서 활동하다 어느 날 장성의 사람과 자연에 반해 그냥 눌러앉아 버렸습니다.

이후 터미널 앞에 약국을 열어 이웃들과 소통하고 살았습니다. 2009년에는 지역 상인들과 장성읍상인회(현 장성군 소상공인회)를 결성하여 초대회장을 맡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지역민과 소통하고 지역 발전을 위해 애쓰다 보니 어느 순간 저는 ‘장성사람’이 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면서 장성도 다른 지역처럼 인구가 줄고 경기도 어려워졌습니다.

이를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는데 주변에서 지방선거 출마를 권하더군요. 처음에는 관심도 없다가 계속된 권유에 의정활동 또한 지역 발전을 위한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편으로 저에게 새로운 도전과 발전의 기회가 될 것 같았습니다.

Q. 지방자치에 대한 소신이나 철학은?

A. 제가 도의원 후보가 되었을 때 인터뷰에서 군민들과 ‘소통’하는 도의원이 되겠다고 했습니다. 제 말이 당연한 것처럼 들리실 수도 있지만 저는 정치에서 ‘소통’이 가장 중요한 가치가 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의회는 유권자에게 정치적 권한을 위임받은 사람들로 구성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의원들은 유권자의 뜻이 현실에서 실현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유권자들과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무슨 수로 유권자의 뜻을 알 수 있을까요? 이뿐만이 아닙니다. 조례를 제정하거나 지역구 사업에 필요한 예산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반대의견을 가진 의원이 있다면 그를 설득하기 위한 소통의 기술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의 지방자치 소신과 철학은 후보가 된 순간부터 앞으로 정치를 그만두는 순간까지 유권자, 그리고 동료 의원들과의 소통에 힘쓰는 것입니다.

Q. 지방의회 활동에 임하는 자세나 각오는?

A. 저는 지금 장성을 대표하는 도의원이며 장성군과 전라남도의 발전을 위해 일하는 사람입니다. 그런 저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불요불굴(不撓不屈)의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어떠한 시련과 고난에도 흔들리지도 굽혀지지도 않으며 장성군민과 전남도민을 섬기며 의정활동을 하겠습니다. 그렇다고 저의 목적을 위해 독불장군처럼 다른 의원들을 무시하거나 그들에게 제 의견만을 따르도록 강요하겠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앞으로 장성군과 전라남도 발전을 위한 강력한 의지를 갖고 소통과 협력의 과정을 밟으며 나아가려 합니다.

인터뷰 중 유성수 위원장의 표정

Q. 지방자치 한계나 제약요인을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A.현재 지방자치 제도의 한계 혹은 제약요인은 명확합니다. 도청을 견제하고 감시해야 할 의회가 이에 버금가는 권한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의회 자체적인 인사권과 조직권이 없다는 것입니다. 국회는 사무처 직원을 국회의장의 권한으로 선발하기 때문에 인사권이 보장됩니다.

그러나 지방의회는 자치단체장의 권한으로 계약직을 선발하거나 일반 공무원을 의회 전문위원실로 발령을 내는 등 인사권이 제한적입니다. 이분들이 과연 집행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에 대한 사명감을 가질 수 있을까요?

또한, 도청은 새로운 조직을 신설하고 여기에 공무원을 발령하여 업무를 처리하는 조직권을 가지고 있는데 의회는 아직 그런 권한이 없습니다.

전남의 경우 인구 증가, 지역경제 활성화, 관광산업 인프라 조성 같은 중요한 현안이 많습니다.

중요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의회만의 인사·조직권이 필요한데 아직까지 제도적인 뒷받침이 없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인사권의 경우 지방자치법이 전부 개정되어 내년부터는 의회도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만, 나중에는 조직권도 갖는 방안을 강구해야 합니다.

Q. 의정활동을 위해서 의회차원의 지원 방안은?(의회보완할 내용)

A. 두 가지 정도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선 의원 1인당 정책 지원 전문 인력을 최소 1명 이상 배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방자치법이 개정되면서 내년부터 의원 정수 1/2까지 정책지원 전문 인력을 둘 수 있게 되었습니다만, 그래도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조례 발의를 제외하고 예결산 심사, 공청회나 토론회 등 거의 모든 의정활동을 의원들이 스스로 준비해야 합니다. 물론 현재 상임위 전문위원실에 의정활동을 도와주는 직원들이 있지만 그분들은 한 명이 2~3명의 의원을 담당하기 때문에 당연히 의원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의정활동의 질을 높이기 위해 정책지원 전문 인력이 의원 1인당 1명 이상 배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각에서 우려하듯이 이 인력이 의원의 개인비서처럼 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도 같이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으로는, 우리 의회가 도민들께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뿐만 아니라 우리 의원님들 지역구와 전남을 위해 정말 열심히 일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도민들이 이를 잘 모른다는 점이 안타까운 점입니다.
조례는 물론이고 예산 확보, 소규모 사업 등 밤낮없이 일하는데 이런 결과물이 도민들께 홍보가 잘 안 되는 것 같습니다.

도의원은 어찌 보면 국회의원보다 도민의 삶에 더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저희 들의 의정활동이 도민의 삶과 지역을 어떻게 바꾸고 발전시키고 있는지 도민들께 잘 알려드릴 기회를 늘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지방의회와 자치단체간의 관계에 대한 생각은?

A. 삼권분립은 민주주의의 중요한 정치원리입니다. 입법, 행정, 사법 권력이 독립되어 상호 견제와 균형을 이룰 때, 독재의 위험에서 벗어나 각 권력이 국민의 기본권 실현에만 충실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의회와 집행부는 기본적으로 서로 견제해야 하는 관계이고, 이를 위해 지방의회는 인사권, 조직권 등 집행부와 비슷한 권한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두 권력이 견제만 해서는 안 됩니다. 지방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치’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수도권 과밀화와 인구감소로 ‘지방소멸시대’를 맞고 있습니다.

특히 인구감소, 산업인프라 구축의 필요성 등 현재 전남이 가진 문제는 집행부나 의회 혼자서 해결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집행부가 정책과 계획을 수립하면 의회는 관련 조례와 상위법 제·개정에 힘써야겠지요. 또한, 필요한 예산 확보를 위해 정부나 국회의원을 설득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아야지요.

혹은 집행부에 새로운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일에도 적극적이어야 합니다. 쌍방 간에 문제해결을 위해 ‘견제와 균형을 넘어선 협력’이라는 새로운 관계 설정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의정활동을 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활동과 그 평가는?

A. 의정활동을 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활동은 바로 전남교육과 지역경제 활성화입니다. 대표적인 활동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도의회 본회의에서 질의 중인 유성수 교육위원장

먼저 전남도의회 교육위원장으로서 코로나19로 발생할 수 있는 학습결손과 격차에 대응하기 위하여 중점을 두었습니다. ‘전라남도교육청 원격수업 활성화 조례’를 제정하여 원격수업 인프라 구축에 힘썼습니다.

더불어 올해 초 도교육청에 개학 전 학교시설과 학생 심리 방역에 대한 대응을 요구하여 담당부서가 선제적으로 대처하도록 했습니다. 또한, 작년 행정사무감사에서는 교육청의 지역 업체 구매 비율이 낮은 사실을 지적하고 지역 업체 구매 비율을 높이도록 하여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했습니다.

한편으론, 2018년에 ‘전남 소상공인·자영업 정책토론회’에 참석하여 장성군 소상공인회를 이끌었던 노하우를 바탕으로 소상공인 경영환경개선과 경쟁력강화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2월 의회 자유발언을 통해 코로나19로 손실을 입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위한 도 차원의 지원책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요청했습니다.

이에 도청에서는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위해 총 68억 원 규모의 ‘전라남도 추가 긴급민생지원금’을 지급했습니다. 저는 시급성을 고려하여 이러한 의정활동을 했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최종평가는 도민들이 해주시리라 생각합니다.

Q. 지방의원으로서 긍지, 보람, 만족도는?

A. 올해 3년 차 의원으로서 지금까지 매우 만족스럽게 의정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조례를 만들거나 집행부를 감시하는 행정사무감사, 또 지역 발전에 기여하는 도의원 소규모 사업을 하고 나면 다양한 경로로 도민들에게 피드백이 옵니다.

거기에는 따뜻한 격려와 응원의 말씀이 많고 그런 칭찬을 들을 때마다 정말 힘이 나고 의원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고 저의 의정활동에 대한 비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도민의 따끔한 가르침으로 저의 부족한 점과 새로운 관점을 발견할 때마다 이것들을 제 역량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고 있습니다.

Q. 교육위원회 위원장 소임이나 역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교육위원회는 도민을 대표하여 교육청이 올바른 교육정책을 계획하고 실행하는지 감시하고, 전남교육 발전을 위한 조례를 만들고 심사합니다.

저는 이러한 교육위원회를 대표하여 상임위 회의를 운영하고, 교육청 소관 사무에 대한 도민과 사회단체의 여론을 수렴하여 교육청이나 언론과 소통하는 일을 합니다. 전남교육에 대한 저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조심스럽고 고민이 많습니다. 하지만 교육이 살아야 전남이 산다는 마음으로 위원장 직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Q. 3년 째 의정경험에 대해 스스로 평가한다면?

A. 저는 도민의 선택으로 선출된 도의원입니다. 항상 도민에게 평가 받아야 하는 입장이라서 제가 스스로의 활동을 평가한다는 게 매우 조심스럽습니다.

그래도 굳이 점수를 줘야 한다면 80점 정도는 주고 싶습니다. 그 이유는 의정활동 방향을 확실히 정하고 그 곳에 집중하며 열심히 노력했기 때문입니다.

저의 의정활동 방향은 ‘교육 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임기 내내 교육위원회에 소속되어 조례 제정, 행정사무감사, 업무보고 청취를 했습니다.

또한, 소상공인 경영환경 개선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토론회에 참석하고 본회의에서 코로나로 고통 받는 소상공인을 위한 도 차원의 지원 방안을 촉구했습니다. 교육청 행정사무감사에서 교육청에 소상공인 물품 구매 비율을 획기적으로 늘려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이런 활동을 앞으로 도민들께서 어떻게 평가해 주실지 알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그래도 최선의 노력을 다했기 때문에 90점이나 100점은 주기 힘들어도 80점 정도는 주고 싶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과 포부는?

한 주민과 면담 중인 유성수 위원장

A. 앞으로의 제 계획은 남은 임기 동안 저의 소임을 다하는 것입니다. 오는 4월에 있을 도정질문에서 전라남도와 교육청의 현안을 점검하고, 소외계층과 지역 관련 문제를 다룰 예정입니다.

또한, 조례 제·개정, 교육청 예·결산 심사와 행정사무감사, 교육위원장 직무수행 같이 제가 해야 할 의정활동을 지금처럼 충실하게 할 생각입니다.

또한, 지난 3년간 교육위원회 위원, 위원장을 역임하면서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점이 없었는지, 다시 한번 되돌아보는 성찰의 기회를 갖겠습니다.

앞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소외계층 복지 증진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주민의 뜻에 따라 활동하고자 합니다.

현재 저를 응원해주시는 수많은 도민께 감사드리고, 제게 따끔한 질책을 하고자 하는 도민께도 감사드립니다.

저는 언제나 도민의 의견을 들을 준비가 돼 있습니다. 언제 어느 때나 어떤 내용이나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언제든지 저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