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광양항 활성화 방안 마련 위한 특별좌담회

물동량 창출 절실, 항만물류 전문가 채용·양성도 시급
체선율 악화 주원인 '묘도 수도' 준설·항로 직선화 급선무
터미널 운영사 간 합병 제안 ... 상생의 시너지 효과 기대


여수광양항은 국내 수출입 물동량 1위를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초부터 불어닥친 코로나19여파와 맞물려 침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석유화학·제철 등 제품생산은 꾸준히 늘고 있는 반면, 컨테이너 물동량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여수광양항이 새롭게 도약하고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

앞으로 신규 물동량 창출과 항만정책의 체계화, 전문인재양성 등 종합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는 의견들이 주로 나온다.

아울러, 터미널 운영사 통합과 체선·체화의 주요인인 묘도 수도의 항로폭 확장 등 종합적인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해양수산신문 ‘퍼시픽 타임즈’는 최근 항만 업계 종사자와 전문가를 초청, ‘여수광양항의 미래 비전과 발전 방향’을 주제로 특별 좌담회를 열고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편집자 주>

여수광양항 컨테이너부두

◆패널 : 배병화(퍼시픽 타임즈 편집국장), 김현덕(여수광양항만공사 항만위원장·순천대 교수), 장방식(여수광양항만공사 대외협력팀장), 함형래(광양항 배후단지입주기업협의회 회장), 김경태(광양항 서부컨테이너터미널 대표), 임수환(여수광양만권 해양협회 부회장)




-배병화=여수광양항이 지닌 의미와 가치는.

▲김현덕=여수광양항은 산업중핵항만이자 종합항만으로 기능하고 있다. 제철과 석유화학 제품을 수출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국가산업의 중추기능을 하는 항만의 중심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배병화=여수광양항의 문제점이라면.

▲함형래=첫째, 해상운임이 너무 비싸다. 지난해 초부터 불어닥친 코로나19의 여파로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적인 물류대란이 일어나면서 해상운임이 폭등했다. 이는 수출품 등 화물을 실어나를 선박 확보가 어려워지자, 화물운송이 급한 화주들이 비싼 운임료를 부담하게 되면서 발생한 현상이다.

둘째, 컨테이너선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점이다. 컨테이너선은 원래 일정한 스케줄에 따라 입출항하는 정기선인데,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부정기선으로 돌아선지 오래다. 특히 컨테이너선이 중국에 입항할 경우 언제 광양항에 들어올지 모른다. 이는 곧 신규 물동량 창출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김현덕=여수광양항의 경우 석유화학·제철 등 제품 생산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컨테이너 물동량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이 아쉽다. 현재 배후단지는 포화상태에 도달했고, 구조적으로 미흡한 점이 많아 여수광양항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배병화=그렇다면 개선점은 무엇인가.

▲김현덕=여수광양항을 활성화시키고 스마트 종합항만으로 육성하기 위해선 물동량창출이 최대 관건이다. 중장기적으로 배후단지 확충을 통한 물동량 창출의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 핵심과제이다.

▲함형래=물동량 창출도 중요하지만, 터미널 운영사가 통합돼야 한다. 운영사가 통합되면 하역료가 적정수준으로 현실화되고, 장비 공동이용 및 중복투자 방지 등 상생의 시너지효과를 가져 올 것이다.

▲김경태=최근 2~3년전에 비해 인건비와 유류비 등 투입비용은 거의 일정한데, 하역료는 부산항이나 인천항에 비해 20~30% 낮은 수준이다. 게다가 선사들은 합병으로 덩치를 키우고 있다. 터미널 운영사가 영세한 상태에 머물 경우 결국 선사의 파워에 밀릴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운영사 합병이 절실하다.

-배병화=체선율 문제가 심각하고, 항만 근로자 안전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김현덕=체선율 문제는 현재 증설중인 석유화학부두가 준공되고, 기존 부두의 활용도를 높이면 어느정도 해소될 것이다. 아울러 야간 도선확대 등 운영상의 융통성을 발휘하고 합리적인 운영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함형래=항만 근로자 안전문제는 무엇보다 인력 부족이 가장 큰 요인이다.이는 곧 생산성 저하와 근로자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인력부족 문제도 운영사가 합병되면 상당부분 해소되리라고 본다.

-배병화=항만 배후단지 확장 문제는 어떠한가.

▲장방식=배후단지를 늘리고 있으나 현재 거의 다 찼다. 서측 배후단지(전략적 유보지)는 총 389만㎡ 가운데 현재 12만8천㎡만 남아 여분이 거의 없다. 북측 공원부지와 주차장 부지의 활용가치가 높기 때문에 이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중장기적으로 배후단지를 확장해야만 물동량이 창출되고, 여수광양항이 남해안 남중권 발전의 핵심축으로 성장할 수 있다.

▲임수환=여수쪽에는 오일탱크를 지을 만한 부지가 없기 때문에 세풍산단을 이용해 오일저장탱크 시설을 늘려야 한다. 그렇게 되면 환적화물의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항만도 자연스럽게 활성화될 것이다.

-배병화=항만물류전문가가 부족하고, 해운항만 정책의 협조체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김현덕=현재 전남도와 여수·광양 등 지자체에 항만물류전문가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산의 경우 시청은 물론 시의회에도 항만물류전문가가 있다. 전남도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항만전문가 1명을 채용했으나, 한 명으로는 한계가 있다.

▲김경태=광양시의 경우 철강항만과가 있으나, 제철 분야의 비중이 높고 상대적으로 항만 분야는 소홀한 느낌이다. 여수시도 항만물류분야만 전문으로 다루는 부서는 없다. 여수광양항이 수출입 물동량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선 지자체 간 갈등을 조정하고 정책을 조율하는 컨트롤 타워를 구축해야 한다. 전남도를 비롯한 도의회, 여수.광양시를 아우르는 통합적인 의사소통구조가 마련돼야 한다. 해운항만 전문가 채용을 늘리고 효과적인 정책대안을 만들어 중앙정부에 건의해야 한다. 지역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한 정치인들의 협력도 절실하다.

▲김현덕=그렇다. 지방정부의 항만에 대한 관심이나 이해도가 낮고 소통이 잘 안되고 있다. 항만물류전문가의 채용 및 양성이 시급하다. 부산항만공사의 경우 대학과 협약을 맺어 석·박사 과정을 밟을 경우 학비의 절반을 지원해주고 있다. 젊은 인재를 중심으로 자기계발을 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이 문제는 항만의 운영주체인 항만공사가 중심이 돼 지역 대학과 연계해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배병화=예선 부두 문제는 어떠한가.

▲임수환=현재 여수에 예선이 51척 있다. 장기적으로 예선 정계지를 만들 필요가 있다. 정계지 확충 문제는 4차 항만기본계획에 들어가 있지만, 정책의 우선 순위에서 밀리고 있다.

-배병화=묘도 수도(水道) 확장 문제는.

▲장방식=묘도 수도를 이용하는 선박은 대부분 위험화물 운반선으로 선박사고 시 대형 유류오염 피해와 더불어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불가피하다. 특히 송도~소당도 구간은 항로폭이 200ｍ내외로 협소한데다 수로가 불규칙한 형태로 돼 있어 체선·체화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따라서 항로폭 확장을 비롯해 수역시설 정비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

-배병화=마지막으로 한마디씩 한다면.

▲임수환=지속적으로 물동량 창출이 필요하며, 선박의 수심이 15ｍ이상되는 부두를 추가로 5만평정도 조성하면 해결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부지확보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현재 있는 부두 이용을 합리적으로 재조정하고, 시설을 리뉴얼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김경태=여수광양항의 경우 석유화학·제철 산업단지, 컨테이너 부두, 석유화학 부두 등을 갖추고 있어 종합항만으로서 장점이 많다. 앞으로 신규 물동량 창출과 더불어 화학제품 부두와 컨테이너 부두를 하나의 항만으로 일원화해서 같이 지원해야 한다.

▲함형래=배후단지조성이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한다. 국가가 주체가 돼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현덕=IST Port(산업중핵항만)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탄소중립을 추구하는 2050정책과 연계해 여수광양항이 수소경제를 선도하는 허브항만이 되도록 민·관이 힘을 합쳐야 한다.

▲장방식=큰 틀에서 여수·순천·광양 3개시의 행정구역 통합을 하면 항만활성화 문제도 해결된다. 각 지자체 별로 이해관계가 얽혀 구체적 논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다.

[이 기사는 해양수산관광 특화 신문인 퍼시픽타임즈와 제휴한 기사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