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회사 포스코홀딩스의 머릿속엔 포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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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회사 포스코홀딩스의 머릿속엔 포항만?
상징성·알맹이는 포항, 광양은 무늬만
  • 입력 : 2022. 03.15(화) 14:48
  • 배진희 기자
광양제철소 전경
광양항컨테이너부두 전경



포스코·포스코케미칼 본사, 광양 이전 관건


[프레스존]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를 거느린 포스코 그룹이 3월 2일 지주회사로 출범하면서 전남지역사회가 불안한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종전과 달리 투자형 지주회사 체제로 바뀌면 아무래도 포항보다는 광양에 미치는 여파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는 까닭에서다.

포스코 그룹은 1968년 설립이후 54년 만에 투자형 지주회사인 포스코홀딩스 아래 철강사업 등 자회사를 두는 체제를 선택했다.

올 1월 28일 임시주주총회에서 그룹의 지속발전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미래 신사업 개발과 투자관리를 전환하는 지주회사 체제 전환에 관한 안건을 가결했다.

이를 두고 광양지역을 중심으로 한 전남지역 사회 여론이 부정적 기류가 형성된 점을 염두에 둔 듯, 포스코 그룹은 선제적 메시지를 날렸다.

주총 결의 2주 만인 2월 11일 김학동 포스코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주회사 출범에 따른 포항·광양 지역 인력 유출이나 투자 위축, 세수감소가 전혀 없을 것이라며 안심시키는 표현을 늘어놓았다.

이어 16일엔 보도자료를 통해 앞으로도 그룹의 핵심사업인 철강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투자를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아울러, 지주회사 전환을 통해 2차 전지 소재, 수소, 저탄소 등 미래 신성장 사업을 안정적으로 육성하여 신규 투자를 확대하고 일자리를 창출해 지역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긍정적 효과를 부각시켰다.

하지만, 이를 접하는 전남 지역사회 반응은 여전히 싸늘했다. 광양시의회가 22일 지주회사 출범 문제로 지역사회가 소통을 하지 않은 데 대해 유감을 표시하는 성명을 냈다. 광양상공회의소도 지주회사 출범으로 지역이 소외되거나 투자가 위축될 염려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발 기류는 더 커져 나갔다. 그로부터 이틀 후인 24일엔 광양시의회와 전남도 시·군의장 협의회가 협력해 결의문까지 냈다.

포스코가 지주회사로 전환하면 철강사업체가 자회사로 위상이 격하하고, 미래신사업에 비해 철강사업이 소외받고, 지주회사 사업장을 둘러싼 갈등으로 전남지역 투자는 상대적으로 위축된다는 점을 적시해 눈길을 끌었다.

그 동안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환경오염 사례 문제까지 거론됐다. 많은 피해에도 불구, 지역기업이 잘 돼야 지역경제가 나아지고, 나아가 국가발전이 가능하다는 믿음으로 포스코의 발전을 염원해 온 것이 광양시민이요 전남도민이라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는 당부이기도 했다.



지주회사로 출범하더라도 포스코는 낙후한 전남 발전을 위해 더욱 폭넓은 투자와 지원에 나서야 함은 물론, 이후에도 지역사회와 상생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기존에 계획한 전남지역 주요투자사업을 감축함이 없이 계획대로 추진하라는 점이 첫 번째 요구 사항이다.

그리고, 2차 전지, 수소 등 미래신사업을 전남지역에 우선 투자하는 등 지역상생발전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점이 그 둘이다.

세 번째 촉구 사안으로는 앞으로 불합리한 구매제도를 개선하고, 지역 업체 활용과 지역인재 양성 확대, 지역사회와 소통강화 등 역할을 포스코에서 적극 이행해야 한다는 데 모아졌다.

이윽고 포스코 그룹은 3월 2일 포스코 홀딩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기에 이르렀다.

본사는 포항으로 두고, 포스코케미칼이나 미래기술연구원 산하 ‘수소·저탄소에너지 연구소’를 광양에 이전하는 문제는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이에 전라남도 역시 가만히 있지 않았다.

7일 광양시청에서 열린 포스코케미칼의 광양 전구체 생산공장 투자 협약식 직후 김영록 전남지사는 김학동 부회장을 만나 구체적 주문을 냈다.

㈜포스코의 본사와 ㈜포스코케미칼의 본사를 광양으로 이전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하고, 이 요구가 관철되도록 광양시, 지역사회단체들과도 연대 협력하겠다는 의지까지 내비쳤다.

이 같은 강수는 광양제철소가 지난 40여년 동안 지역사회의 사랑으로 세계 최고 제철소로 성장한 사실, 실질적 산업의 규모를 고려할 때 요구할 만하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최근 포스코 홀딩스가 포항으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모든 의사결정이 포항 중심으로 진행돼 지역민의 상대적 박탈감이 고조되는 점을 결코 가벼이 볼 성질의 것은 아니다.

과연 포스코홀딩스가 어떤 답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광양이 소외받지 않도록 투자 하겠다고 원론적 말만 되풀이 할지, 아니면 포스코나 포스코 홀딩스 본사의 광양 이전에 나설지 지역민들이 지켜 볼 일이다.
배진희 기자 news@presszon.kr     배진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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