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먹이 주기 금지구역으로 거론되는 광주광역시 남구 봉선동 유안근린공원

11월 말까지 계도, 도시공원 등 금지구역 지정 ... 주민들 비판도
유안근린공원, 양림동 옛 폐선부지 산책로 등 금지구역 지정될 듯


[프레스존]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가 아무리 유해조수라 해도 먹이를 주면 처벌하다니 이건 좀 심하지 않나"

광주광역시 남구(구청장 김병내)는 비둘기 등 유해조류의 배설물과 털 날림 등으로 인한 각종 민원 발생과 쾌적한 도시미관 유지를 위해 먹이를 주는 행위에 대해 조례로써 규제하기로 함에 따라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이달 23일부터 본격 시행하는 '유해조류 피해 예방 및 관리 조례안'은 남구 관내 도시공원과 문화유산 보호구역 등지에서 비둘기를 포함한 유해조류에 모이를 주거나, 유해조류가 접근할 수 있는 장소에 먹이를 남겨두는 행위를 규제 대상으로 삼았다.

금지구역 지정은 오는 8월 말께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에서 유해조류로 지정한 비둘기와 까마귀, 까치 등의 조류에게 먹이를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 이 조례를 어기면 적발 횟수에 따라 최소 20만원에서 최대 100만원까지 과태료를 내게 된다.

남구는 앞으로 관내에서 유해조류가 밀집하는 장소를 대상으로 현장 조사를 한 뒤 금지구역을 지정할 방침이다.

도심 내에 있는 공원을 비롯해 문화유산 보호구역과 잦은 민원 발생 지역, 질병 전파 차단 등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지역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주무부서의 한 관계자는 "아직 공식적 여론 수집에 들어가진 않았으나 민원이 제기되는 지역을 우선해서 금지구역을 먼저 정한 다음 고시 절차를 밟게 된다"고 전했다.

비둘기들이 먹이를 먹고 있는 장면

현재 먹이주기 금지 구역으로 거론되는 지역으로는 남구 봉선동 유안근린공원과 양림동 휴먼시아 아파트 앞쪽에 기다랗게 자리한 옛 폐선부지 숲길 등으로 압축된다.

남구는 본격적인 조례 시행을 앞두고 과태료 부과에 따른 주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오는 11월까지를 계도기간으로 두고, 먹이 주기 금지 현수막 설치와 캠페인 등 홍보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남구의회에서 상위법인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제정한 조례로, 광주 지역에서는 첫 사례에 해당한다.

해당 조례안을 만든 이유는 유해조류의 배설물이 건물과 도로의 부식을 촉진하고, 보행자 불편뿐만 아니라 위생 저해 등 각종 불편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또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유해 야생동물 먹이 주기 금지구역을 지정해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남구 관계자는 “계도기간 이후 금지구역에서 먹이를 주다 걸리면 적발 횟수에 따라 과태료가 최소 20만원에서 최대 100만원까지 차등 부과된다”면서 “깨끗한 도심 미관 유지와 각종 불편 해소를 위해 주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환경단체와 일부 주민들 사이에선 "유안시민 공원에서 어떤 분이 일정한 시간대에 비둘기에 먹이를 주면 100여 마리가 찾아드는 장면을 본 적이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에 먹이를 준다고 행정처벌까지 한다는 건 지나친 규제가 아닌가 싶다"고 볼멘 소리를 냈다.

현재 유해조류 관련 조례는 서울특별시의 경우 광진구와 금천구, 경기도의 경우 화성시 등이 제정돼 있다.

반면, 광주광역시의 경우 먹이주는 행위를 규제하기 보다 조류가 건물 등에 충돌하지 않거나 감소시키는 내용을 담은 조례를 제정해 시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