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소통관에서 민주당 탈당 회견하는 이낙연 전 대표 [방송 뉴스 화면 캡처]

"썩은 나무로는 조각을 할 수 없다" ... 공자 인용

'1인 정당', '방탄 정당'으로 전락한 민주당 직격

비명계 탈당한 3명, 이준석, 양향자 등과 '빅텐트'


[프레스존=배병화 기자]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마침내 24년 동안 몸을 담았던 당을 떠나 새로운 정치를 갈망하는 민심의 바다로 향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11일 오후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인·방탄정당으로 전락한 민주당을 떠날 수밖에 없는 심경을 밝히고 지지자들에 미안함과 더불어 이해를 구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이재명 민주당'을 직격하며 탈당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그는 "김대중·노무현 정신과 가치와 품격은 사라지고 폭력적이고 저급한 언동이 횡행하는 '1인 정당', '방탄 정당'으로 변질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난 2년 동안 전국에서 '수박'으로 모멸 받고 '처단'의 대상으로 공격받았지만 잔인한 현실은 개선되기커녕 악화됐다"고도 했다.

이어 "썩은 나무로는 조각을 할 수 없다는 공자의 말씀처럼, 지금의 정치로는 대한민국을 살릴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현 정치권의 대안으로 "혐오와 증오의 양당제를 끝내고 타협과 조정의 다당제를 시작하자"고 좌표를 던졌다.

그러면서 "4월 총선이 그 출발이 되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도와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그는 앞으로 신당 추진 및 총선 과정에서 힘을 합칠 대상으로 '이준석 신당'을 꼽았다.

하루 전 민주당을 탈당한 이원욱·김종민·조웅천 등 비-이재명 계 의원 3명과도 힘을 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더불어 양향자, 금태섭 의원 등과도 제3지대의 정당으로서 빅텐트를 치고 세를 확대해 나갈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탈당 및 신당 추진 의사 밝히는 이낙연 전 대표 [방송 뉴스 화면 캡처]

이 전 대표는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서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보수정당과 뭉쳐 대선에서 승리한 'DJP 연합'을 거론하며 "그때보다 훨씬 가까이에 있는 분들과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가 이날 강조한 메시지를 두고선 여야 정쟁의 일상화, 1인·방탄정당으로 전락한 야당 아닌, 또 다른 선택지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국민적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총선을 불과 90일 앞둔 시점에서 제1야당의 틀을 떠나 국민적 관심을 촉발시켜야 비로소 성공할 제3의 정당으로 깃발을 올리려는 그의 선택이 과연 성공할지 벌써부터 기대감이 적지 않다.

이 전 대표는 탈당의 기저엔 전남 영광 출신으로 정치적 기반인 민주당에서 당 대표와 전남지사, 국무총리, 까지 지낸 부채의식을 덜어내겠다는 고심과 회한, 국가와 새 정치를 염원하는 철학, 충정이 한데 어우러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