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가동 중인 화순풍력단지 위치도

[프레스존] 전남 화순군의회가 동복 모후산에 풍력 발전소를 쉽게 건설할 수 있도록 관련 조례 개정안을 발의해 인근 마을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더욱이 이 개정안은 난개발을 막기 위해 집행부에서 기 제정한 취지를 크게 벗어난 것으로 최근 의회와 집행부 갈등이 정책의 엇박자를 빚은 것이라는 시각이 없지 않다.

화순군의회 이선, 조세현, 김석봉 의원은 최근 풍력발전소 이격 거리를 완화하는 내용의 '군 도시계획 조례 일부 개정안'을 제39회 정례회에 발의한 가운데 오는 15일과 16일 해당 상임위 심사를 앞두고 있다.

이번 개정안은 기존 조례가 풍력 발전소를 건설할 때 10호 이상 거주지 2㎞이내에 짓지 못하게 제한 하던 것을 700m로 크게 완화함과 아울러 10호 미만 거주지 1.5㎞ 이내엔 아예 짓지 못하도록 한 것을 500ｍ이내로 대폭 완화했다.

상황이 이렇게 급박하게 돌아가자, 지난 2018년 추진했던 화순군 동복면 유천리 '모후산 풍력발전' 사업 예정지 인근 마을 주민들을 중심으로 강력한 반발을 초래하게 됐다.

최근 풍력발전 대책위원회를 꾸린 군민들은 7개 마을에서 350여명의 반대 의견 서명을 받아 군의회에 제출한 데 이어 지난 12일 화순군청 앞에서 100여명이 반대 집회를 열어 실력행사에 들어갔다.

추가 풍력단지 추진을 반대하는 현수막들

순천 주암면, 화순 이서면, 능주면 등 주민들까지 합세한 대책위는 "풍력발전소가 들어서면 대형 프로펠러 소음과 전자파 피해와 더불어, 생태계를 피폐하게 만들어 삶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조례 개정 철회를 촉구했다.

특히 "조례 제정 1년도 안된 마당에 의회측이 풍력발전소 건설사업자에 유리하도록 개정안을 발의한 것이 아닌지 묻고 싶다"며 조례개정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아 이를 둘러싼 갈등이 첨예화할 전망이다.

또한 " 풍력발전 관련 조례가 만들어진 전남 6개 시군 가운데 진도를 뺀 5개 시군은 2㎞ 거리 제한을 두고 있는데, 거리 제한이 700m로 완화된 진도의 경우 주민 동의를 받도록 조건을 달아놓았는데 이번 개정안은 이마저도 언급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 조례를 대표 발의한 이선 의원은 13일 "원자력발전 대신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전기를 공급하자는 정부의 정책에 부합하기 위해 개정안을 발의한 것"이라며 "규제를 완화하지 않으면 풍력발전소를 지을 수 있는 곳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존 조례는 총무위와 산건위 간 소통 없이 졸속 처리된 측면이 없지 않아 이번에 제대로 된 심의를 하자는 취지에서 개정안을 내놓았을 뿐 다른 이유는 없다"면서도 "15일이나 16일 중 산건위 심사가 어떻게 나올 지 지켜 봐야 한다"며 한 발 물러섰다.

이에 대해 화순군은 "그 동안 동복면 주민들 반대가 계속되는 상황을 고려해 주민수용성 의견을 묻는 산업통상자원부에 반대 입장을 전달한 바 있는데 이번 일부 조례개정안은 의회에서 추진하는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모후산 풍력발전' 사업은 화순 동복면 유촌리 모후산 일원에 4.5Mw급 발전기 19기를 건립하는 내용으로 지난 2018년 추진 됐는데, 최근 산업통상자원부 전기위원회에서 주민반대와 관련 규정 등 이유로 불허 처분이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