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화영 목포해양대 교수

선박에서 배출하는 오염원도 문제

요즘 겨울철을 두고 삼한사미(三寒四微)라고 한다. 포근한 날에는 하늘이 미세먼지로 뒤덮이는 까닭에서다. 우리의 시각으로는 미세먼지를 중국의 탓으로 돌린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미세먼지도 상당하다. 미세먼지 발생원은 모두 잘 알고 있듯이 발전소, 공장, 자동차를 비롯한 운송수단 배기가스에 기인하고 있다.

미세먼지뿐 아니라 이산화탄소 배출로 지구가 뜨거워지고 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로 지구촌 곳곳에서 폭염, 폭설, 홍수 등 재난이 발생하여 많은 생명이 희생되고 있다.

무엇보다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산업으로는 더 이상 지속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있다. 우리나라도 작년 5월 ‘2050탄소중립위원회’가 설치되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여수광양항 선박들 미세먼지·이산화탄소 대책은

그렇다면 우리지역에 위치한 항구인 여수광양항에 수없이 드나드는 배는 어떨까? 얼마나 많은 미세먼지와 온실가스의 주범인 이산화탄소가 배에서 배출되고 있는 것일까, 궁금하지 않은가?

먼저 우리나라 국제 교역량의 99%의 화물은 배를 이용하여 항만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항만에서 처리되는 화물 종류도 컨테이너, 석유, 철광석, 석탄, 곡물 등 다양하다.

배는 버스, 기차, 비행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엔진 크기도 크고 출력도 강하다. 화물을 대량으로 운송하기 때문에 강한 추진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점성과 발열량이 높은 벙커유를 연료유로 사용한다. 벙커유는 2007년 허베이 스피리트호 기름유출사고로 태안 앞바다를 뒤덮었던 시커먼 기름을 떠 올리면 된다.

이런 기름이 엔진에서 연소된 후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또한 사람들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질소산화물(NOx), 황산화물(SOx), 미세먼지(PM10, PM2.5) 도 배출한다.

입자 비교 - 미세먼지, 머리카락, 해변의 고운 모래

상황이 이렇게 심각하다. 국제해사기구(IMO)는 해양환경 보호를 위해 MARPOL(해양오염방지)협약을 제정하고 대기오염에 대한 규정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2020년부터 황함유량 0.5% 이하 연료유를 사용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이에 더하여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배출을 규제하는 배출규제구역(ECA, Emission Control Area)을 확대하고 있다. 미세먼지뿐 아니라 이산화탄소 배출에 대해서도 강화하고 있다. 총 톤수 5,000톤 이상의 선박들은 2019년부터 연료소모량을 보고하게 돼 있다. 2023년부터는 이산화탄소 감소를 위해 에너지효율지수(EEXI), 탄소집약도지수(CII) 도입을 강제화하기로 합의했다.

배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뿐 아니다. 항만지역도 하역기기와 트럭 등에서 많은 오염물질이 배출되기 때문에 규제대상이다.

우리나라는 대기질 개선을 위해 2020년‘항만지역 등 대기질 개선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됐다. 우리나라도 황산화물 배출규제 지역으로 부산항, 인천항, 평택·당진항, 여수광양항을 지정했다.

2020년 9월 정박 또는 계류 중인 선박에 대해서도 규제를 시작했다. 황함유량 0.1% 이하 연료유를 사용하도록 하고 있으나, 올해부터는 배출규제해역에 진입할 경우로 강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