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 디카시 광장] 그날, 오월의 주먹밥 - 하재원 |2024. 05.07 양동 아지메들의 후더운 가슴팍으로 장막을 걷어내고 우리는 한겨레의 주먹을 편다 님들의 기원 보름달의 외침 영원하라! 민주화의 횃불이여 ♧ 시작노트 메케한 최루탄 연기 휘젓고 휘날리던 민주의 깃발은 그 어디에도 없지만... 오월이 오면 양동시장 한모퉁이 주먹밥 형상을 스치듯… [화요 디카시 광장] 우주의 소리 - 이선근 |2024. 04.30 시간의 간절함을 안고  사방으로 흩날릴 소리  우주를 진동시킬 것인데  화약내에 익숙한 나는  그 소릴 듣지 못한다.  ♤ 시작 노트  사물에는 각자의 소리가 있다.  우주의 소리를 들을 줄 안다면  민들레 씨앗(홀씨) 흩날리는  폭발음… [ 화요 디카시 광장] 키재기 - 윤세길 |2024. 04.23 10년에 걸친 작품 보물1호 손주 사랑법. ♤ 시작노트 손주 녀석들이 집에 올 때마다 키 재어 달라고 졸라댔다 내 방 벽에 표시하고 확인 후 많이 컸다고 자랑질 하곤했다 세월이 많이 흘렀어도 뚜렷한 모습이 사랑스러워 보관 중이다. [광주디카시인협회 제공] [윤… [화요 디카시 광장] 13월의 시 - 홍영숙 |2024. 04.16 문설주가 없어도 만개의 행복이 버틴다 들락날락 꽃불이 일으키는 봄 넘치지 않은 꿈이 산다 ♤ 시작노트 창원의 천주산 입구 목련의 합창소리 한창이고 그 아래 눈길 사로잡는 보금자리 하나 일상을 벗어난 자유와 순수가 주렁주렁 매달린 늘상 봄의 계절일 듯 행복은 꿈꾸… [화요 디카시 광장] 그 곳에 가면 - 김태은 |2024. 04.09 날 비린내 풍기는 새벽시장 어귀 몸뻬바지 춤을 추며 반겨주네 봄빛 닮은 푸성귀 한가득 담아 저녁상에 푸짐하니 올려 볼거나 ♤ 작가 노트 오랜만에 남광주 새벽 시장을 다녀왔다 연일 흐리고 비온 탓인지 유난히 코 끝에 비린내가 느껴졌다 활기차게 달리던 기차는 멈춰서 오고 … [화요 디카시 광장] 내 길 - 박인순 |2024. 04.02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이다 나도 살아야 하고 너도 살아야 하기에 삶의 공식은 없다 나는 나이기에 내 길을 간다 ♤ 시작 노트 몇 년 만에 찾아온 고향이던가 모든 것이 변해 씁쓸한 마음 달래려고 산책길을 나섰다 뚝방에 올라서니 저수지만 그대로다 구름 사이로 붉은 노을이 반짝… [ 화요 디카시 광장] 아름다운 세상 - 구순임 |2024. 03.26 하늘로 날으려나 하얀 설레임 안고 파랗게 물들고픈 마음은 오랜 기다림이었어 ♤ 시작노트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망울져 있던 목련 꽃이 며칠전부터 곱게 피어 눈길을 사로잡고 온 세상은 흰 눈이 하늘가에 조그만 아가들 주먹처럼 공중에 매달려있는 모습으로 보여 이토록 아름답고 고… [화요 디카시 광장] 외로움에게 - 권준영 |2024. 03.19 고개 들어 보세요 당신 위해 우리 기도하고 있잖아요 잊지 말아요 제발 혼자가 아니라는 걸 ♤시작노트 소외된 이웃이 있습니다. 불안과 공포에 떠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청소년 사망 원인의 반 이상이 자살이라는 통계에 억장이 무너집니다. 자살, 안 됩니다. 절대 못할 짓입니다… [화요 디카시 광장] 민주주의 - 김형순 |2024. 03.12 해변에서 들었다 수 천 수 만의 조약돌이 파도에 쓸리면서 내는 아름다운 연주를 저마다 노래하는 천상의 화음(和音)을 ♤ 시작노트 철 지난 돌풀들이 이리저리 지쳐 쓰러져있다 봄바람 불어오니 흙에서 살살 오르고 바윗 돌에 물이 오르니 너도 나도 파도에 싹이 오른다 지상에 봄… [화요 디카시 광장] 홍매화 - 조필 |2024. 03.05 단 하루라도 메마른 마음 적실 수 있다면 그건 돌이킬 수 없는 반전이다 파고드는 일상에 피할 수 없는 도발 '물들다' ♤ 시작노트 겨울내 움츠러들고 눅눅한 몸은 붉은 색소에 눈을 적시고 한참을 넋 놓았다. 생각지도 못한 노출에 흔들리는 마음 다잡고 셔터를 누르는 순간 눈앞… [화요 디카시 광장] 청룡호 - 위혜숙 |2024. 02.27 너와 나 열 두냥 곳간 그라베 때론 비바체 안전하고 정중히 운행 되오니 이 호에 탑승한 승객 여러분 가벼이 꽃길에서 즐기오시라 ♤시작노트 눈 내리는 이른 아침 아파트 정원을 걸었다 빈 하늘에 나목 등 타고 내려 앉은 청룡의 기세 보라 12달 좋은 날은 그라베(느리고 … [화요 디카시 광장] 흐르는 시간 - 이연례 |2024. 02.20 쌓인 시간 너무 많아 투정부릴 여유도 없다 주저앉은 시간만큼 높아가는 마음에 벽 바라보는 마음 서늘하다 ♤시작노트 어느날 지나던 길가에 무심히 버려진 소주병을 보며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터놓고 싶은 마음도았었으리라 속으로 삭히며 마시는 술 … [화요 디카시광장] 구름 관광객 - 김방순 |2024. 02.13 문득 눈에 들어온 감빛 서쪽 하늘 붉은 해 주위로 구름이 모여 든다 관광객처럼 셀카봉을 들고서 마지막 장관을 놓칠세라 자리싸움을 한다 나도 한 자리 차지하고 셀카를 찍는다 ♤시작노트 전망좋은 카페 관광객이 모여든다 셀카봉을 허공에 세우고 순간을 놓칠세라 더듬이를 켜보고… [화요 디카시광장] 내 안의 강 - 조형연 |2024. 02.06 소리없이 흐르는 강 작은 시내의 끝없는 바위틈을 비집고 흘러서 비로서 조용히 깊게 흐르는 강 ♤ 시작노트 늘 수고하면서도 복은 어디로 새어 나가나 보다 다난했던 시간들이 강물되어 흐르는 서글픈 시간들 이제는 그만 고일때도 됐건만 아직도 손사이로 빠져나가는건 손금이 잘못… [화요 디카시광장] 비상 - 기정남 |2024. 01.30 사선을 넘은 심장들의 군무가 태양을 부른다 수만개의 희망을 안고 잠자던 젊음의 혼과 열정을 깨우면서 ♤시작노트 북쪽 시베리아의 혹독한 추위를 피해 우리나라로 날아온 철새들 그 개체수가 월동지 먹이사정으로 점점 줄어들고 있단다 군무와 비상하는 모습으로 마냥 좋아할수… [화요 디카시 광장] 바닥의 힘 - 이도영 |2024. 01.23 땀 흘려 눈물로 수북한 길 아직도 끝 맺지 못한 문장들이 둥둥 떠서 아버지 지게에 실려 간다 ♤시작노트 추수가 끝난 빈들녁 줄을 맞추어 손수 모내기를 하던시절 한 해의 농사를 거두어 들일 때까지 수 많은 노력과 땀방울로 이루어낸 인고의 나날들이 아버지 지게에 듬뿍 실려 아… [화요 디카시 광장] 내리사랑 - 신옥비 |2024. 01.16 여보게 자식에게 준 사랑은 아래로 흐를 뿐 거슬러 오르지 않는다네 우리도 그랬지 않는가 ♤시작노트 우연히 본 카페 앞 풍경이다 거슬러오르지 않고 아래로 떨어지는 물줄기 문득 핏줄의 내리사랑이 생각난다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고도 오로지 자식에게만 사랑을 베푼 나의 … [화요 디카시 광장] 삶 - 서복현 |2024. 01.09 살아야 해 버터야 돼 끝까지 남아야 해 지구촌이 흔들려도 아기 울음이 사라져도 ♤시작노트 삶을 쉽게 포기하는 젊은이들 삶을 쉽게 포기하는 노인들 뉴스를 들을 때마다 왠지 우울하다 조금만 지나면 좋을 때가 더 많을 텐데 순간을 못 참고 삶을 쉽게 포… [화요 디카시 광장] 봄을 기다리며 - 강만 |2024. 01.02 봄을 기다리며 - 강만 겨울의 귀밑머리 하얘지는 걸 보니 언덕 너머 봄이 와 있음을 알겠네 ♤시작 노트 어느날 아침 창밖의 겨울 풍경이 일제히 하얗게 변했습니다. 문득 돌아가신 할머니의 하얀 귀밑머리가 그리웠습니다. 그리고 겨울의 임종도 멀지 않았음을 직감했습니다. 아직… [화요 디카시 광장] 삶이라는 것은 - 손덕순 |2023. 12.26 삶이라는 것은- 손덕순 마음에 꽃 터널을 만들면 꽃길이 되고 보랏빛 맑은 웃음소리를 심장에 들이면 삶에도 화사하게 행복이 피어납니다 ♧시작 노트♧ 보랏빛 꽃 향기가 잔잔하게 퍼지는 자카란다 꽃터널을 걸으며 지나온 생을 매만져 봅니다. 마음 먹은 대로 삶이 방향을 …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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