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덕 칼럼] 항만 물동량 감소세와 경기침체의 위험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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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덕 칼럼] 항만 물동량 감소세와 경기침체의 위험신호
김현덕 순천대학교 교수/여수광양항만공사 항만위원장
  • 입력 : 2022. 11.14(월) 11:26
  • 배진희 기자
김현덕 순천대학교 교수/여수광양항만공사 항만위원장


세계 경기의 침체 가능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미국의 투자 연구기관인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NDR) 보고서’에 의하면 경제전문가들은 경기침체의 가능성이 약 98%에 이른다고 전망했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에너지 비용, 고금리 등이 경기침체 위험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아직 최악의 상황은 오지 않았다고 하는 비관적인 전망이다. 대체로, 경제학자들은 경기침체를 ‘경제성장이 인구 증가율(약 1.1%)을 밑도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앞서, 세계은행(world bank)은 2023년 세계 경제 성장률을 1.9%로 전망한 바 있다.

국내의 경기침체 상황도 만만치 않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삼중고에 기업의 경기체감지수 또한 최악으로 밝혀졌다. 최근 조사한 기업경기실사지수(Business Survey Index) 결과를 보면 11월 전망치가 86.7%로 나타나 2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BSI는 기업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하는 경기 분위기를 보여주는 수치이다. 전망치가 100보다 높으면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하며 100보다 낮으면 그 반대이다. 비관적인 전망을 보이는 다양한 수치들을 분석해 보면 국내 경기도 ‘터널 끝에 있는 빛을 보기 쉽지 않다.’라는 표현이 적절할 듯하다.

국내의 경기침체 상황을 반영하듯 항만 물동량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올 3분기 전국 무역항에서 처리한 물동량은 총 3억 8,278만 톤으로 전년 대비 약 4.1% 감소하였다. 국내 주요 항만별로 살펴보면, 울산항만 9.2% 증가하였고 국내 3대 항만인 부산항, 인천항, 광양항은 각각 6.1%, 3.4%, 11.2% 감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항만 물동량 중에서 컨테이너 물동량은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며 경기침체의 우려를 높이고 있다. 2022년 동기 대비 5.5% 감소한 700만 TEU를 처리한 것으로 밝혀졌다. 세부적으로 보면 수출입화물은 3.8% 감소한 401만 TEU, 환적화물은 8.3% 감소한 294만 TEU를 처리했다. 이러한 물동량 감소세는 세계 경기침체, 인플레이션, 우크라이나 사태의 장기화 및 주요국의 긴축 정책 등에 따른 경제성장의 둔화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항만 물동량은 실물 경제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경기후행지수이다. 물동량의 감소세가 이어진다는 것은 경기둔화 및 침체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항만 물동량은 2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수출입 물동량의 감소세가 뚜렷하며 2021년도 동기 대비 5.9%나 감소했다. 2021년도에 전년도 동기 대비 5.4% 증가해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1년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선 셈이다.

통상, 항만 물동량 즉 항만 수요는 해운 수요로부터 파생한다. 더 나아가 해운 수요는 국제무역으로부터 발생하는 파생수요(derived demand)이며, 국제무역은 세계 경제 상황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가지며 움직인다. 즉, 세계 경기의 둔화나 침체는 국제무역 및 해운 수요의 감소뿐만 아니라 항만 수요의 감소와 직결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항만 수요의 감소 수치를 통해 경기침체의 중·장기화를 우려할 수밖에 없다.

한편, 많은 경제전문가는 2023년 또는 2024년 즈음에 지금보다 더 큰 경기침체가 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테슬라의 최고경영자‘일론 머스크(Elon Musk)’ 또한 세계 경기침체가 지금부터 1년 반 정도 더 지속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러한 전망은 당분간 항만 물동량의 증가나 상승세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항만 물동량의 양적 성장보다는 항만서비스 이용자의 만족도 향상, 항만의 산업지원 기능 강화, 부가가치 물류 창출, 배후단지와 연계한 친환경 스마트항만 육성 등을 통한 질적 성장에 집중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세계 경기 움직임을 거시적으로 관찰하고 변곡점을 잘 살펴 우리 앞에 놓인 위기를 새로운 도약과 성장의 기회로 바꿀 수 있기를 기대한다.

배진희 기자 news@presszon.kr     배진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