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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국화는 가을에 꽃을 피우는 야생의 국화를 총칭하여 부르는 말이다.
노란색의 하국, 산국, 감국류나 연보라와 흰색계열의 구절초, 쑥부쟁이,벌개미취가 대표적이다. 마시는 차 이야기는 접어두고, 관심있게 들여다 보지 않으면 구별하기 어려운 들국화 삼형제 얘기를 해볼까 한다.
먼저, 구절초이다. 우리나라, 중국, 일본에 분포하는 여러해살이 국화과 꽃이다. 높이 50센티 정도로, 잎 윗부분의 가장자리는 날개처럼 갈라지는데, 국화나 쑥의 잎과 비슷하게 생겼고 꽃줄기는 곧고 굵게 올라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9월부터 줄기 끝에 지름 4~6cm의 꽃이 한송이씩 피는데 흰색 또는 연한 홍색으로 수십개 ‘혀꽃’이 가장자리에 돌려나며 그 안쪽에 수백개의 ‘통꽃’이 조밀하게 핀다. 단오 무렵에 5마디였다가 음력 9월9일이면 9마디가 되고, 9마디가 될 때 꺾어 약재로 쓴다하며, 선모초(仙母草)라고도 한다. 9월9일 중양절에 구절초로 부친 국화전을 나누어 먹는 풍습이 있다. 출산전후 부인병에 써야 할 약재로 구절초를 꼽는다.
쑥부쟁이는 한국, 중국, 일본에 분포한다. 산기슭이나 농촌의 들길 등 습기가 약간 있는 곳의 양지나 반그늘에서 높이 30~100cm, 줄기에 달린 잎은 길이 5~6cm로 어긋나게 타원형을 이루며 가장자리에 굵은 톱니가 있다. 7~10월에 걸쳐 피는 꽃은 꽃줄기마다 한개씩 꽃이 피며 줄기가 가늘어 꽃이 필 때면 땅으로 비스듬이 누어 자라는데 자장자리의 혀꽃은 자줏빛이지만 중앙의 통꽃은 노란색이며 지름 2.5cm 정도이다. 쑥을 캐러간 대장장이의 딸이 죽은 자리에서 났다고 하여 쑥부쟁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도 하며 어린 순은 데쳐서 먹거나 기름에 볶아먹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벌개미취이다. 이 꽃은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기에 Korean Daisy(코리안 데이지)라고도 하며 산이나 들의 햇빛이 잘드는 습한 곳에 자라고 조경용으로도 식재되고 있다. 키는 50~60cm정도이고 줄기에 달린 잎은 긴 타원형이며 가장자리에 잔톱니가 몇 개 있다. 꽃은 6~10월에 걸쳐 피는데 혀꽃은 자줏빛이고 지름이 4~5cm로 줄기와 가지끝에 한 송이씩 달린다. 구절초나 쑥부쟁이와 달리 줄기가 굵어 잘 쓰러지지 않고 튼튼하게 힘이 있어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벌판에서 자라는 작은개미 취나물이란 뜻으로 어린 순은 나물로 먹는다.
가장자리 혀꽃은 가짜꽃이고 가운데 통꽃이 진짜꽃이다. 나비나 벌을 유인하는 진화산물이라니 신비롭기도 하다. 세상엔 국화를 알고 즐기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으로 구분할 수 있다면 어떨까? 요즈음 산에서 볼 수 있는 국화들의 제 이름을 불러 보자.
이름을 알고 나면 이웃이 되고
색깔을 알고 나면 친구가 되고
모양까지 알고 나면 연인이 된다. - 나태주
여운상 / 수필가. 혜림복지재단 비상임이사(현). 한국도로공사 호남본부 관리처장(전)
배진희 기자 news@presszon.kr 배진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