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웅인 삼성한의원 원장

次伯氏用放翁幽居初夏韻
차백씨용방옹유거초하운

백씨가 陸游의 “유거초하”의 운을 따서 지은
시에서 차운하다

-김창업(金昌業, 1658 ~ 1721)

稼齋*身世似僧家
가재*신세사승가

내 신세는 스님들과 비슷하여

深掩柴扉暮景斜
심엄시비모경사

깊은 암자 사립문에 석양빛만 걸려있네

得失只須問塞馬
득실지수문새마

득 실의 이야기는 새옹지마 보면 되고

公私不合問池蛙
공사불합문지와

공과 사는 개구리에게 물을 것도 없다네

園中宛轉相呼鳥
원중완전상호조

정원에 나도는 것은 화답하는 새들이고

簾外繽紛摠落花
렴외빈분총락화

주렴 너머 분분한 것은 떨어지는 꽃잎이라

滿院松陰無客到
만원송음무객도

솔 그림자 가득한 뜰 찾아오는 벗도 없어

淸泉獨試雨前茶
청천독시우전다

맑은 샘물 길러 홀로 차를 마신다오.


* 伯氏(백씨) : 김창업의 맏형 김창집을 일컬음
* 稼齋(가재) : 저자 자신을 가르킴. 號가 老稼齋.
稼 : 심을 가
* 雨前茶 : 穀雨(곡우) 전 만든 좋은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