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웅인 / 삼성한의원 원장

次陸放翁
차육방옹

육방옹의 시에서 운을 빌어

-황현(黃玹, 1855 ~ 1910)

日落郡城人未歸
일락군성인미귀

해 저문 군성엔
사람 아직 오지 않고

夜深引燭自關扉
야심인촉자관비

밤 깊어 촛불 켜고
스스로 사립 닫네.

高梧露重無風瀉
고오로중무풍사

큰 오동나무 이슬 무거워
바람 없어도 떨궈내고

遠壁霞輕似月非
원벽하경사월비

먼 절벽 엷은 노을
달빛인 듯 아닌 듯.

泉味難全煎久茗
천미난전전구명

샘물 오래 달이면
차 맛 좋지않고

竹凉易透澣來衣
죽량이투한래의

대나무 서늘한 기운
새 옷에 잘 스며드네.

倚床忽破昏昏睡
의상홀파혼혼수

침상기대 곤히 든 잠
갑자기 깨어나니

念彼桃都*已早暉
염피도도*이조휘

마음 저쪽 도도나무*엔
해 이미 떠 있겠네.

澣 : 빨 한
*桃都 : 전설상 나무. 玄中記(현중기)에 의하면 동남쪽에 도도산이 있고 거기에 큰 도도나무가 있다는 전설상의 큰 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