和林字韻 庚午八月 與海南金許諸儒吟 - 心如

나웅인의 漢詩산책
和林字韻 庚午八月 與海南金許諸儒吟 - 心如
  • 입력 : 2023. 04.18(화) 05:00
  • 배진희 기자
나웅인 / 삼성한의원 원장
和林字韻 庚午八月 與海南金許諸儒吟
화림자운 경오팔월 여해남김허제유음

경오년 8월, 해남의 김, 허 등 유림들과 더불어 림(林)자 화운으로 시를 읊다.

- 심여(心如, 1828 ~ 1875)


閑持白拂坐芳林
한지백불좌방림

한가로이 흰 불자 들고
산사에 앉아

許老靑山歲月深
허로청산세월심

청산에서 긴 세월
늙어 가노라.

隨俗稍爲聞見博
수속초위문견박

세속 따라서
견문 넓혔고

護身却忘熱寒侵
호신각망열한침

불법 지키느라
여름 겨울 다 잊었네.

分茶如助吟詩力
분다여조음시력

시 지을 적 힘 되시라
차 나눠 드리니

聽磬忽生作別心
청경홀생작별심

경쇠 소리 들려오고
석별의 마음 이네.

曉色秋林紅葉裏
효색추림홍엽리

새벽녘 가을 숲
붉고 짙게 물들고

應驚歸路宿枝禽
응경귀로숙지금

돌아가는 길섶엔
자던 새 놀라 깨네.

출전 : 『山志錄』

[감상평]

심여(心如, 1828 ~ 1875)
스님의 법명은 심여(心如)이고 보제(普濟)는 법호.
성씨는 마(馬)씨로서 강진 백도방 출신.
백도방은 조선 후기 무렵 강진현에 속한 마을 이름.

도광(道光) 8년 무자(戊子)년에 태어나 광서(光緖) 원년 을해(乙亥) 2월 30일
대둔사 상원암(上院庵)에서 나이 48세, 하랍(夏臘) 33년을 일기로 생애를 마쳤다.
보제 스님은 15세 되던 해인 조선 헌종 8년 (1842년) 두륜산으로 들어가
가선대부(嘉善大夫) 희문(禧文) 화상 문하에서 머리를 깎았고 문암(聞庵) 강주에게서 계를 받았으며
철선(鐵船) 강백의9 조실에 입실하였고 초의(草衣) 선백의 당(堂)에서 보살계를 받았다.

보제 스님은 구도(求道)의 의지가 남달랐던지 당시 이름을 떨치던
철선, 문암, 용연(龍淵), 운거(雲居), 응화(應化), 영허(靈虛), 벽해(擘海) 등 7대 법사들을 두루 찾아다니며 가르침을 받았다.
학문적 실력과 인품이 남을 가르칠 만하게 되자
보제 스님은 문빗장을 열고 삼남(三南)의 학인들을 받아들여
경론을 강의하고 선(禪)을 지도하며 20여년 동안 후학 교화에 힘썼다.
보제 스님이 금강산으로부터 돌아와 금강산을 유력(遊歷)하면서
손수 기록한 《금강산유산록(金剛山遊山綠)》이 있는데,
박로하(朴盧河)가 글을 다듬고 서문을 써서 붙이니 완연히 1권의 책이 되었다.

제자로는 만공 부정(萬空富定), 월파 원준(月坡圓俊) 등이 있다.
법계는 청허 휴정(淸虛休靜)⇒소요 태능(逍遙太能)⇒
해운 경열(海運敬悅)⇒취여 삼우(醉如三愚)⇒화악 문신(華岳文信)⇒
설봉 회정(雪峰懷淨⇒송파 각훤(松坡覺喧)⇒정암 즉원(晶岩卽圓)⇒
연파 혜장(蓮坡惠藏)⇒수룡색성⇒철선혜즙(鐵船惠楫)⇒보제 심여⇒만공 부정(萬空富定).
배진희 기자 news@presszon.kr     배진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