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웅인 삼성한의원 원장

次胤之韻
차윤지운

윤지의 운을 빌어 읊다.

-김익희(金益熙, 1610 ~ 1656)

梨花如雪杏花稀
이화여설행화희

눈 같은 배꽃
드문드문 살구꽃

雨後郊原廲日遲
우후교원려일지

비 내린 후 들녘은
고운 해 더디 지네.

居士春衫裁白帢
거사춘삼재백갑

거사는 봄 적삼에
하얀 두건 쓰고

故人*珂馬絡靑絲
고인*가마락청사

옛 벗은 화려한 말에
푸른 실 드리웠네.

聯翩*瑣闥慙無分
련편*쇄달참무분

대궐문 함께 들어갈
염치는 없지만

雕繪風煙賴有詩
조회풍연뢰유시

그 모습 곱게 그릴
시 지을 수 있다네.

小簟閑齋初睡覺
소점한재초수각

작은 대 자리 한적한 집
잠에서 갓 깨어나

淸茶一椀當深巵
청차일완당심치

맑은 차 한 사발
크게 들이켜 보네.


裁 : 마를 재, 피륙의 토막
帢 : 모자 갑
* 故人(고인) : 죽은 사람을 높여 이르는 말. 사귄 지 꽤 오래된 벗
珂 : 흰 옥돌 가, 말 굴레장식.
* 珂馬(가마) : 화려하게 장식한 거마(車馬)라는 뜻으로, 조정의 특별한 명을 받은 사신의 행차를 의미한다.
翩 : 빨리 날 편, 나부끼다.
瑣 : 자질구레할 쇄, 옥이 울리는 소리
闥 : 문 달, 문의 총칭,
궁중 소로의 문
* 聯翩(연편) : 잇달아 나풀거림, 계속되다, 이어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