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웅인 / 삼성한의원 원장

小龍分惠萬應午時茶 謝呈四絶
소룡분혜만응오시차 사정사절

소룡*이 만응오시차*를 나눠주어 네 수의 절구를 지어 사례하다.

신기선(申箕善, 1851 ~ 1909)

1.
八載相忘陸羽經
팔재상망육우경

팔년동안 육우 다경
잊고 지냈는데

一封寄到故人情
일봉기도고인정

차 한 봉지 보내 온
옛 친구 우정이여.

松風吹斷傾蘭露
송풍취단경란로

솔바람 일고 난 후
난초 이슬 마시나니

陡覺淸香滿肚生
두각청향만두생

맑은 향기 배 가득함
문득 깨닫네.

陡 : 험할 두, 갑자기
肚 : 배 두, 위

2.
滌煩消瘴有奇勳
척번소장유기훈

번뇌 씻고 장기(瘴氣)없에
그 효능 탁월하니

恰似勁風掃積雲
흡사경풍소적운

마치 강한 바람
쌓인 구름 씻어내 듯.

兩腋倦倦欲輕擧
양액권권욕경거

두 겨드랑이 훨훨
가볍게 들리려하니

胸中安用五千文
흉중안용오천문

가슴 속 오천 문 돈
어디에 쓰겠는가?

3.
上洋舖裏碾新芽
상양포리년신아

상양의 점포에서
새 차 싹 갈 적에

非餠非團製更佳
비병비단제경가

떡도 아니고 경단도 아닌 것이
모양은 아름답네.

恨無愓子南零水
한무상자남령수

한스럽게도 양자강
남령수가 없어서

屈殺胡常上上茶
굴살호상상상차

호상의 최고급차에
못 미치는구나.

4.
嶺外慇懃證舊交
영외은근증구교

재 너머서 오랜 우정
은근 증명하려

酪奴*分我解新包
락노*분아해신포

내게 차 나눠 주려
새 포장 뜯었다네.

未貯菊虀蘆菔*鮓
미저국제로복*자

국화나물 무장아찌
미리 못 담가 둬

漫將詩句抵瓊瑤
만장시구저경요

어지럽게 시구를 써
귀한 선물에 답한다네.


酪 : 진한유즙 락, 술
* 酪奴(락노) : 차의 별명
齏 : 회 제, 야채를 간장에 버무린 것
* 蘆菔(로복) : 무
鮓 : 젓 자, 소금에 절인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