蟋蟀
실솔
귀뚜라미
- 이건(李健,1614 ~ 1662)
月明半夜更籌永
월명반야갱주영
깊은 밤 달 밝고
시간 더딘데
秋到深園蟋蟀哀
추도심원실솔애
깊은 동산 가을되자
귀뚜라미 구슬퍼라.
殘夢未成推枕起
잔몽미성추침기
남은 꿈 못 이루고
베게 밀쳐 일어나
頻將紈扇拍窓隈
빈장환선박창외
비단부채 자주 들어
창턱을 내리치네.
[촌평]
가을밤.
귀뚜라미 소리에 잠 깨어
그 울음소리 그치게 해보지만
귀뚜라미는 개의치 않고
구슬프게 울어댄다.
이건(李健,1614 ~ 1662)
할아버지는 선조이며, 아버지는 인성군 이공(仁城君 李珙).
일찍이 인성군이 반정공신 이귀(李貴)의 핍박으로 1628년에 대역처분을 받으면서
형 이길(李佶)·이억(李億) 등과 더불어 역신의 자손으로 제주도에 유배되었다.
그 뒤 1633년(인조 11) 이귀가 죽자 무옥(誣獄)이 밝혀졌다.
그리하여 인조의 특별한 배려로 1635년 제주도에서 울진으로 이배되고, 1637년 귀양에서 풀려났다.
1657년(효종 8) 해원군(海原君)의 군호를 받았다.
성품이 건실하고 사치와 재물을 좋아하지 않으며,
조그만 서실을 마련하여 경적(經籍)에 침잠하면서 시를 짓고 글씨와 그림에 힘쓰니,
사람들이 삼절(三節)이라 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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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희 기자 news@presszon.kr 배진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