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효진 칼럼] 항만 배후지역과 주민의 삶의 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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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효진 칼럼] 항만 배후지역과 주민의 삶의 질
송효진 광주전남연구원 부연구위원/행정학 박사
  • 입력 : 2022. 11.14(월) 11:29
  • 배진희 기자
송효진 광주전남연구원 부연구위원/행정학 박사

항만-도시의 부조화, 모든 항만의 과제
항만도시의 적극적 역할·연대의 중요성


자원이 부족하고, 내수시장이 작은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경제국으로 성장하게 된 중심에 항만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국제 교역량의 99%가 항만에서 처리되며, 화물 종류도 컨테이너, 석유, 철광석, 석탄, 곡물 등 다양하다. 또한, 항만은 작은 어촌 마을에 불과했던 지역을 대도시로 성장시켰다는 점에서 지역발전에도 이바지했다. 국내적으로는 부산, 인천, 목포, 여수, 광양, 창원이 대표적이며, 국제적으로는 뉴욕, 상하이, 두바이, 싱가포르가 항만을 토대로 성장했다.

그러나 항만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로 더는 항만이 배후지역의 도시화를 담보하지는 않는 것 같다. 컨테이너의 등장, 조선 항해 기술의 고도화, 빅데이터 기반의 예측 시스템은 노동집약적 항만산업과 그로 인한 지역의 성장 패턴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더 이상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지도, 많은 인구의 유입을 촉발하지도 않는다.

선박이나 대형 화물차량의 이동으로 인한 대기오염, 소음, 교통혼잡이나 사고위험이 배후지역과 주민의 쾌적한 삶을 저해한다는 사실도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광양항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 배출량은 2019년 선박 입출항 횟수를 기준으로 할 때 357,038t에 달한다고 한다. 오염원별로는 질소산화물(NOx)이 6,125t, 황산화물(SOx) 5,836t, 이산화탄소(CO2) 344,365t, PM 712t이 선박으로부터 배출되고 있다.

과거에는 내 부모와 형제, 내 자식이 먹고 살 수 있도록 일거리를 내어주는 고마운 존재였지만, 이제는 일자리도 주지 않으면서 나와 가족의 건강을 위협하고,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범이 된다면? 더욱이 항만으로 인한 경제적 효과가 전국적으로 퍼지는 데 반해, 이런 피해는 항만 배후지역으로만 오롯이 전가된다면?

항만에 대한 배후지역과 주민의 삶의 질 문제는 항만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도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 항만정책의 성공적 이행을 위해 주민 수용성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만약, 항만으로 인한 여러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항만에 대한 주민의 반발이 시위나 집회로 확대되어 정상적인 항만가동을 어렵게 하지는 않을까? 이로 인해 해외 선사나 화주들에게 우리 항만 이용을 꺼리지는 않을까? 이러한 이유로 항만 배후지역과 주민은 환경정의의 실현뿐만 아니라 국가항만의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국가적 정책 의제로 다뤄져야 한다. 댐이나 발전소, 방폐장, 공항 등 항만과 마찬가지로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국가가 설치․운영하는 시설에 ‘주변지역과 주민지원을 위한 특별법’이 별도로 제정된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 11월 8일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는 이달곤 국회의원과 창원시정연구원이 ‘항만과 도시 상생발전, 항만 주변지역 지원 특별법 제정 방향’을 주제로 한 공동세미나가 개최되었다. 필자 역시 토론자로 참여하여 두 가지를 강조했다. 하나는 항만과 도시의 부조화 문제는 부산항 신항과 그 배후지역인 창원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모든 항만도시가 같이 경험한다는 것, 다른 하나는 그 해결을 위해서는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지자체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주민 삶의 질은 지자체의 가장 중요한 책무이며, 도시의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항만으로 인해 배후지역의 정주 환경이 열악해진다면 다른 지역으로의 유출은 불가피해지고, 도시 성장 동력은 상실하고 만다.

그러므로 권한 부재 등을 이유로 외면하기보다, 댐, 발전소 등과 마찬가지로 항만 배후지역과 주민지원을 위하고 항만과 도시 간 상생을 도모할 수 있는 강력한 제도적 기반을 확립하는데 한 목소리를 내야 할 것이다.

배진희 기자 news@presszon.kr     배진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