雪夜
설야

눈 오는 밤

- 혜즙(惠楫, 1791 ~ 1858)

一穗寒燈讀佛經
일수한등독불경

한 줄기 찬 등불로
불경 읽노라니

不知夜雪滿空庭
부지야설만공정

한 밤 뜰 가득
눈 내린지 몰랐네.

深山衆木都無籟
심산중목도무뢰

깊은 산 나무들
아무런 기척 없고

時有檐氷墮石牀
시유첨빙타석상

처마 끝 고드름만
가끔씩 떨어진다.


혜즙(惠楫, 1791 ~ 1858)

법명을 慧楫(혜즙)스님이라 하고 법호를 철선강사(鐵船講師)라 기록되어있다.
성씨는 김씨로서 전남 영암 출신.
5살 되던 해 아버지를 여의고 14세 되던 해인 순조4년(1804) 해남 두륜산 대흥사로 출가하여
성일(性一)스님 문하에서 머리를 깎고 스님이 된다.
스님은 이후 각처를 돌아다니며 20여 년간 학인들을 교육하고 지관을 닦았다.
스님은 조선 철종 9년(1858) 대둔사 상원암에서 저술과 교육으로 일관한 67세의 생애를 마쳤다.

나웅인 삼성한의원 원장 / 광주광역시 남구 봉선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