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웅인 / 삼성한의원 원장

濟川翫月
제천완월

濟川城에서 달구경하며 읊다

성현(成俔, 1439 ~ 1504)

金風*捲雨雲芽靜
금풍권우운아정

서풍에 비 그친 뒤
차 싹 산뜻한데

玉桂*婆娑*散秋影
옥계파사산추영

달빛 너울너울
가을 하늘로 흩어지네.

亭前騷客*骨更淸
정전소객골갱청

정자 앞 시인은
뼈 속까지 맑아져

茶鐺小試龍團餠
다당소시용단병

차 솥에 용단차를
조금 끓여 마시네.

俯瞰長江千丈徹
부감장강천장철

굽어보니 긴 강물
천 길 까지 맑고

散我空中鬚與髮
산아공중수여발

내 수염과 머리털
공중에 흩날리네.

臨流對月耿無眠
임류대월경무면

강가에서 밝은 달 보니
잠 이루지 못하고

欸乃聲殘不成曲
애내성잔불성곡

뱃노래도 잦아들어
다 마치질 못 하누나.

* 金風 : 가을바람 또는 서풍을 빗대어 이르는 말
* 玉桂 : 달 속에 있다고 하는 계수나무,
또는 달의 다른 이름
* 婆娑 : (천천히) 도는 모양,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모양, 흔들리는 모양, 빙빙 도는 모양
* 騷客 : 시인과 문사
俯 : 구부릴 부
瞰 : 볼 감
耿 : 빛날 경
款 : 정성 관
欸 : 한숨 쉴 애
*欸乃聲 : 어부가 노를 젓거나 고기를 잡으며
부르는 노랫소리

출전 : 『허백당시집』 권 1

[감상평]

성현(成俔·1439~1504)
호는 허백당(虛白堂).
성현은 문장과 음악에 능통했던 인물로, 차를 즐겼던 풍류객이었다.
23세에 식년문과에 급제한 후, 천하의 영재를 선발하는 발영시(拔英試)에서 선발돼
29세에 경연관이 됐고 지평(持平)을 거쳐 성균직강(成均直講)의 자리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