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웅인 / 삼성한의원 원장

松下煎茶
송하전다

소나무 아래서 차를 달이다

- 강항(姜沆, 1567 ~ 1618)

松子煎茶松影裏
송자전다송영리

솔 그늘 속 솔방울로
차를 달이며

松根盤磚聽松風
송근반전청송풍

솔뿌리에 앉아
솔바람 소리 듣는다.

松風本在松枝上
송풍본재송지상

솔바람은 본래
솔가지에 있거늘

忽入先生石鼎中
홀입선생석정중

홀연히 선생의
돌솥으로 들어가네.


磚 : 바닥에 까는 벽돌 전

출전 : 『수은집(睡隱集)』 권 1

[감상평]

강항(姜沆, 1567 ~ 1618)
좌찬성 강희맹의 5대손이며, 강극검의 아들.
후학 양성에 전념하여, 윤순거 등 많은 제자를 길러냈다.
인물화와 소나무를 그리는 데도 뛰어났다.
주요 저서에 <운제록>·<강감회요>·<좌씨정화>·<간양록> 등이 있다.
1593년 전주 별시문과에 급제, 정자·박사·전적을 거쳐, 공조·형조 좌랑을 지냈다.
1597년 정유재란이 일어나자 남원에서 군량 보급에 힘쓴
그는 남원이 함락 당하자 고향인 영광에서 김상준과 함께 의병 수백 명을 모집해 싸웠다.
영광이 함락되자 포로가 되어 일본 오쓰 성에 유폐되었는데,
이곳에서 일본의 역사·지리·관제 등을 알아내어 우리나라로 보냈다.
1600년 풀려나 가족들과 함께 고국으로 돌아온 후 고향에서 후학 양성에 전념했다.
1882년 이조판서·양관대제학에 추증되었으며, 영광 용계사에 제향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