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병화 칼럼] 전남 의대 설립·공모 놓고 지역 대립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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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병화 칼럼] 전남 의대 설립·공모 놓고 지역 대립 그만
프레스존 발행인 / 법학박사
  • 입력 : 2024. 04.18(목) 13:53
  • 배진희 기자
배병화 프레스존 대표
도민 건강권 확보·의료 완결성 .. ‘30년 묵은 한’
정부가 깔아 준 판, 지역 스스로 걷어차지 말길



전남권 의대 설립과 공모를 놓고 전남 동부권과 서부권 경쟁이 불붙기 시작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무총리까지 나서 전남도에 밝힌 의대 신설 방침 계획이 자칫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 무산되지 않을까 우려스럽기 짝이 없다.

최근 의대 후보 지역과 공모 대학 결정 과정에 들어선 전남도에 대고 일부 지역이 강한 반발을 취하고 있는 까닭에서다. 이른바 전남권 국립의대 신설의 종착지는 사실상 목포대냐, 순천대냐로 귀착이 됨은 물론이다.

이 문제는 결국 윤석열 대통령이 전남권 민생토론회에서 김영록 전남지사에 던진 메시지에 해답이 있다. 정부에선 전남의 숙원이라는 의대 신설 문제를 풀어 볼 테니, 이제부터 전남에선 스스로 알아서 실제 추진을 준비하라는 뜻이 아니런가. 두 지역이 서로 유치하려고 동부권, 서부권으로 갈라져 서로 싸우려 들지 말고 어디든 한 곳으로 정리부터 하라는 주문인 셈이다.

깊이 파고들면 순천이든 목포든 대학, 지자체, 정치권까지 가세한 대결로썬 힘들다는 경고의 뜻을 담고 있다. 제 논에 물 대듯, 제 지역에 의대를 유치하겠다며 과열을 빚은 예전의 과정을 익히 알고 있다는 투로 콕 집어 던진 해법의 길잡이라는 점에서 지역에서 이를 애써 무시하려 들어선 곤란하다.

목포나 순천이나 다 같이 명심할 일이다. 이쯤 되면 순천대, 순천시, 정치권이 합세해 전남도의 의대 지역 공모를 부정하거나 공모 철회를 요구하는 시도는 매우 부적절하다. 혹여라도 순천대는 전남도를 제친 채 단독으로 정부에 의대 설립을 신청하려고 도발하지 말아야 한다.

얼마 전만 해도, 목포대와 순천대가 공동의대 추진에 뜻을 모았던 사실을 곱씹을 필요가 있다. 지역민 건강권 확보와 전남 전역의 의료 완결성이라는 동력으로 삼을 전남권 의대 설립은 반드시 이뤄야 할 과업이다. 어디 한 지역이 아니라 목포, 순천 각각 가능하다면 얼마나 좋으련만, 현 단계의 의료계 실상은 녹록지 않다는 게 문제다.

당장 내년 학기부터 의대 정권을 2천 명씩 늘리겠다는 정부의 방침에 맞서, 의료현장을 장기간 비우고 있는 의료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전남권 의대 신설이라는 ‘30년 숙원’이 총선이 끝나고서도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의정 갈등에 좌초될 염려를 고려할 때가 지금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비록 4·10 총선에서 여권이 참패해 의료 개혁의 동력이 약해졌다고는 하나, 정부와 의대 교수, 전공의를 망라해 조만간 전개될 협상 과정도 변수가 될 터다. 전공의의 의료현장 복귀로 이어지는 협상 과정에서 의대 정원의 축소로 전남권 의대 신설 방침이 틀어질 개연성이 전혀 없지 않기 때문이다.

오죽 했으면 김영록 전남지사는 지난 17일 도민 호소문에서 ‘도민의 30년 한’을 풀기 위해 과도한 경쟁을 자제하자고 했을까, 그 심정이 헤아려진다. 정작 그의 말이 아니더라도 전남의 의대 설립은 정부의 의대 정원 일정과 맞물려 돌아가는 긴박한 상황이라 주저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따라서 정부가 의대 신설이라는 판을 전남에 깔아 줬는데, 서로 제 지역으로 유치를 우기다간 스스로 그 판을 걷어차는 꼴이 돼선 안 된다. 옛말처럼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다 태우고 마는 식의 우를 지역이 범하지 않아야 함은 물어보나 마나일 게다. 전남을 둘로 갈라치는 소지역주의, 정치적 편향성이라면 이쯤에서 접는 게 상책이라는 교훈을 다들 깊이 새기길 바라마지않는다.
배진희 기자 news@presszon.kr     배진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