酬李幼與索茶時燕還
주이유여색차시연환

燕京에서 돌아오니 내게서 茶를 찾는 이유여(李幼與)에게 주는 詩
- 추사 김정희(秋史 金正喜)


休分鷄鶩野殊家
휴분계목야수가

집닭과 들 따오기 다르다고 구분 마소.
(가까이 흔한 것은 하찮게 여기고 보기 힘든 것은 무조건 귀하게 여기지 말라는 뜻)

錦葉由來賽建芽
금엽유래새건아

금엽(토산 차)도 옛 부터 건아(建牙)와 견주었네.

洌水曾同楊子品
렬수증동양자품

한강도 양자강과 품격을 같이하고
(여기서는 물 맛을 이야기 함)

蘇齋還覓高麗花
소재환멱고려화

옹방강도 도리어 고려 꽃차 찾는다네.

淸泉白石輸眞境
청천백석수진경

맑은 샘 하얀 돌은 진경을 이뤄내고

法乳醍醐破細霞
법유제호파세하

法乳와 醍醐는 세하(細霞)보다 뛰어나다오.
(法乳와 醍醐처럼 맛 좋은 조선의 차가
중국 세하차(細霞茶)보다 뛰어나다오.)

萬里囊空君莫笑
만리낭공군막소

만 리 길 빈 주머니 그대는 웃지 말고

秪將靑眼對人夸
지장청안대인과

다만 반가운 마음으로 나를 대해 주시게나.


鶩 : 집오리 목.
殊 : 죽일 수, 끊어질 수
賽 : 굿할 새, 우열을 다툴 새
覓 : 찾을 멱
輸 : 나를 수, 애쓸 수, 따를 수
蘇齋 : 청나라 옹방강
法乳 : 차 거품이 희고 젖처럼 단 맛이 난다고 하여 차에 붙혀진 이름.
원 뜻은 부처님의 설법을 法乳라고 함.
醍醐 : 우유를 여러번 정제하여 만든 음식.
우유를 정제하면 유(乳), 낙(酪), 생수, 숙수, 제호의 5가지 단계의 제품이 나오는데, 이 중 제호의 맛이 가장 좋다.
제호는 제호상미(醍醐上味)의 준말로 불교에서 비교할 수 없이 좋은 맛, 곧 가장 숭고한 부처님의 경지를 의미하는 말로 쓰인다.
여기에서는 조선의 맛있는 茶
세하차(細霞茶) : 중국 名茶
秪 : 벼 처음 익을 지, 다만 지, 때마침 지
靑眼 : 남을 기쁜 마음으로 대하는 뜻이 드러난 눈초리.

이 詩는 김정희가 중국에 다녀오면서 茶를 구해오지 못했는데 茶를 당연히 가져온 줄 아는 이유여가 茶를 찾으니 변명하는 글입니다.

[옮긴 이] 나 웅 인 / 삼성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