口占遣懷
구점견회

입으로 읊어 회포를 달래 보내다

- 李端相(이단상: 1628～1669)


靜裏看書味自長
정리간서미자장

고요 속에 책 읽으니 그 맛 더욱 좋고

掩門孤坐點茶鐺
엄문고좌점다당

문 닫고 혼자 앉아 차를 달인다네

床移竹影詩偏爽
상이죽영시편상

대 그늘로 평상 옮겨 시 더욱 산뜻하고

枕繞梅花夢亦香
침요매화몽역향

머리맡에 매화 둘러 꿈까지 향기롭네

身外功名等鷄肋
신외공명등계륵

몸 밖의 공명은 별다른 의미 없고

世間岐路劇羊腸
세간기로극양장

속세의 복잡한 길 너무도 험하다네

如何又着朝衣去
여하우착조의거

어이하면 다시 얻은 벼슬 떠날 수 있을까

十丈塵中竟日忙
십장진중경일망

세속의 한 가운데 바쁘기도 하여라


遣 : 보낼 견, 파견하다
掩 : 가릴 엄, 문 닫을 엄. 掩蔽(엄폐)하다
爽 : 시원할 상, 마음 밝고 즐거울 상

[옮긴 이] 나 웅 인 / 삼성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