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웅인 / 삼성한의원 원장

[오늘의 茶詩]

雨後
우후

비 온 뒤에

- 金時習(김시습, 1435 ~ 1493)

雨過虛簷納晩凉
우과허첨납만량

비 지난 빈 처마에 저녁 서늘함 스며오고

凄凄*風露襲衣裳
처처풍로습의상

쌀쌀한 바람 이슬 옷 속으로 젖어든다

蟬藏葉底聲猶澁
선장엽저성유삽

잎 새 뒤 숨은 매미 소리 아직 시끄럽고

虹揷溪心影有芒
홍삽계심영유망

냇 가운데 박힌 무지개 그림자도 찬란해라

詩痩從來因病得
시수종래인병득

시 지으며 몸 여위는 것 본래 있던 내 병이요

離情多爲故人忙
이정다위고인망

이별의 정 많은 것은 바쁜 벗들 때문이네

生涯點檢無拘束
생애점검무고속

내 삶을 돌아보니 구속될 것 하나 없어

一鼎新茶一炷香
일정신다일주향

햇 차 한 주전자 한 줄기 향이로세

*凄淒 : 신선한 바람
*故人 : 죽은 사람, 오래전부터 사귀어 온 친구(故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