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웅인 / 삼성한의원 원장

[오늘의 茶詩]

用山谷韻
용산곡운

山谷*의 韻을 쓰다

- 김극성(金克成, 1474 ~ 1540)


藥餌無微病裏頭
약이무미병리두

약도 듣지 않는 숨겨진 속병 앓느라고

芳時幾負人仙觴
방시기부인선상

꽃피는 계절 몇 번이나 술 약속 어겼던가

茶甌帶火生輕浪
다구대화생경랑

찻 사발에 불 지피니 작은 물결 일고

羅扇將秋引細風
나선장추인세풍

비단부채 가을 데려와 가는 바람 일으키네

老子吟時聲落落
노자음시성락락

늙은이 시 읊는 소리 낭랑하게 들려오고

兒童書子雁行行
아동서자안행행

아이가 쓰는 글씨 기러기처럼 줄을 섰네

才名自古難爲用
재명자고난위용

재주 명망은 자고로 쓰기 어려운 것을

人世洋知九曲腸
인세양지구곡장

인간 세상은 구불구불 구곡(九曲) 양장(羊腸) 인 것을


*산곡(山谷)은 중국 송나라 황정견의 號
餌 : 먹이 이, 부당한 방법으로 얻은 이익
觴 : 잔 상, 술상 술 자리의 총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