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웅인 / 삼성한의원 원장

正因寺
정인사

正因寺에서

-홍언충(洪彦忠, 1473 ~ 1508)

碧樹陰中信馬蹄
벽수음중신마제

푸른 숲 그늘 속 말 발길에 맡겨두니

白雲低處是招提
백운저처시초제

흰 구름 속 머무는 곳 이 곳이 정인사라

老僧不識人間事
노승불식인간사

노승은 세상사에 아무런 관심 없고

覆額霜眉己自齊
복액상미기자제

이마를 덮고 있는 흰 눈썹만 가지런해

半生事業誤儒冠
반생사업오유관

반생동안 해온 일 선비에 길 그르쳤고

官海波瀾跡未安
관해파란적미안

파란 속 벼슬길엔 행적이 불안했지

今日煮茶禪榻畔
금일자다선탑반

오늘은 차 달이는 산사의 선탑에서

一簾微雨睡蒲團
일염미우수포단

발 너머 이슬비 내릴 적 부들방석 위 졸고 있네.

*홍언충은 홍귀달의 둘째아들.
연산군 시절 갑자사화에 유배되어 중종반정으로 복권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