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웅인 / 삼성한의원 원장

閑中寓意 復用江韻
한중우의 부용강운

한가한 날 다시 江字 韻을 써서 읊다

- 신광한(申光漢, 1484 ~ 1555)

紛紛世故盡輸降
분분세고진수강

분분한 세상사 다 내려놓고

獨對中宵月下窓
독대중소월하창

한 밤중 창가에서 홀로 달을 바라네

小楫昔曾驚官海
소즙석증경관해

지난 세월 작은 노로 벼슬바다 노니다가

扁舟今日落吳江*
편주금일락오강

조각배 오늘에야 吳江*에 떨어졌네

山人每寄新茶片
산인매기신차편

山 사람은 매년 새 차 몇 쪽 보내오고

室婦常藏久酒缸
실부상장구주항

아내는 항상 술항아리 묵은 술 빗어두네

自是淸狂*無箇念
자시청광무개념

본디 淸狂*은 사념 없는 것을

鬢毛何事自垂雙
빈모하사자수쌍

머리털은 무슨 일로 절로 세어버렸는지


* 寓意 : 다른 사물에 빗대어 의도한 뜻을 드러내거나 풍자함

宵 : 밤소, 한 밤중 소
楫 : 노 즙, 배 젓는 노 즙

* 吳江 : 벼슬을 그만 두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을 의미
중국 진나라 장한이 가을 바람이 불어 고향 吳中의 순채국과 농어회가 생각나 바로 벼슬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 간 이야기에서 유래

* 淸狂 : 세속의 이목에 구애되지 않고 호탕하고 광달하게 살아가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