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웅인 / 삼성한의원 원장

湖上値雨
호상치우

호수위에서 비를 만나다

-양경우(梁慶遇, 1568 ~ 1629)

漠漠*雲陰重
막막*운음중

어둑어둑 먹구름 무겁더니

東風雨滿江
동풍우만강

동풍 불어 강 가득 비가 내리네

暮寒生遠壑
모한생원학

먼 골짝 저녁추위 일어나

餘吹入高窓
여취입고창

높은 창으로 불어 드누나

驚鳥飛無數
경조비무수

놀란 새는 수없이 날고

虛舟盪作雙
허주탕작쌍

빈 배는 짝을 지어 출렁거린다.

茶甌難謝冷
다구난사냉

찻 사발로는 냉기 지우기 어려운데

誰借酒盈缸
수차주영항

누가 술 항아리 빌려 줄라나?

* 漠漠 : 구름·연기·안개 등이 짙게 낀 모양,
막막하다, 광활하여 아득하다.
吹 : 불다, 부추기다, 바람
盪 : 씻다, 흔들리는 모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