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웅인 삼성한의원 원장

用兒輩韻
용아배운

아이가 지은 詩의 韻을 따라 읊다

- 이건방(李建芳, 1861 ~ 1939)

閒蹤自與世情疎
한종자여세정소

한가한 이 몸은
세상 정리도 소홀하여

更有何人問素居
갱유하인문소거

소박한 이 집 물어
찾아줄 이 뉘 있을까?

孤燈夢覺酒醒後
고등몽각주성후

외로운 등불 밑 잠 깨어나
술기운 가신 뒤

小屋煙生茶沸初
소옥연생차비초

찻물 끓기 시작하니
작은 초가에 연기 나네.

衰乏丹砂*調姹女*
쇠핍단사조차녀

쇠약하고 가난하여
단사로 차녀 못 만들고

病無玉露乞相如*
병무옥로걸상여*

병에는 茶가 없어
사마상여에게 구걸하네.

寄語任公東海釣*
기어임공동해조*

동해바다 낚시하는
임공에게 부탁 하노니

秋風爲我膾鯨魚
추풍위아회경어

가을바람 불면 나를 위해
고래회를 떠 주시게.


閒 틈 한, 사이 한
蹤 : 자취 종
* 丹砂(단사) : 道家(도가)에서 불로의 단약을 만드는 재료
* 姹女(차녀) : 道家(도가)의 단약
* 相如(상여) : 중국 송나라 사마상여를 말함. 당뇨가 있어 늘 차를 마셨다고 함.
*任公東海釣(임공동해조) : 장자 외물편에 나오는 이야기. 임공이라는 사람이 50필의 소를 매달아 미끼로 하여 동해바다에 낚시를 던졌는데 큰 고기를 낚아 많은 사람을 배불리 먹었다는 일화.
여기서는 힘없고 병들어 있으니 任公(임공)같은 사람이 나타나 모두를 잘 살게 해줬으면 하는 바램.
이 詩는에 을사늑약 후 우리나라를 구해줄 사람을 기다리는 마음이 서려있음